‘기록중단’ 이명기 “아쉽지만 성장 계기 될 것 같다”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대기록이 중단됐지만 활짝 웃었다. 아쉬움은 물론 크지만 한 단계 더 성장 하게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기대를 들게 하는 자신감 덕분이기도 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야수 이명기(27)의 연속 안타 행진이 28경기서 멈춰섰다. 단독 3위 기록을 눈앞에 두고 기록 행진이 중단됐지만 충분히 빛났던 이명기의 28경기였다.
이명기는 14일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이후 8회 초를 앞두고 임훈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이명기가 지난 7월27일 문학 넥센전부터 이어온 28경기 연속 안타 기록이 중단됐다.
28경기 연속안타는 역대 프로야구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명기는 전날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으로 안타를 때려내며 28경기 연속안타를 이어가면서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함께 역대 공동 3위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이명기는 “7회 마지막 타석에서 뜬공을 치면서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웠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이날 이명기는 1번 좌익수로 나섰는데 어깨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7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이후 동점 상황, 수비 강화 차원에서 임훈과 교체됐다.

이명기 역시 그 결정을 충분히 이해했다. 이명기는 “당연하다. 팀이 4강 경쟁 중이고 중요한 상황이다. 팀을 위한 결정이고 임훈형의 수비가 좋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었다. 이명기는 “경기 중에는 아무런 감정이 없었는데 7회 마지막 타석을 끝내고 교체돼서 더그아웃에 앉아있으니까 뭐라고 할까. 조금 허무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감정들이 밀려들면서 아쉬웠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이명기의 표정은 담담했고, 오히려 밝아보이기까지 했다. 이명기에게 연속안타 기록 도전은 어떤 의미였을까.
이명기는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다. 하지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도전은 계속된다. 이명기는 “내년에 한 번 더 기록에 도전해보겠다”고 씩씩하게 다짐을 한 이후 경기장을 떠나갔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