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아휴, 지금 졸려요 솔직히 어제(22일) 잠을 설쳤더니 그런 것 같아요. 오늘 경기에 나가 뛰었다면 딱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할 것 같은 컨디션이에요.”
뭔가 초조한 분위기. 23일 은퇴를 앞둔 롯데 자이언츠 조성환(38)의 표정이 그랬다. ‘영원한 캡틴’이라는 수식어. 1999년 롯데에 입단한 뒤 16년 동안 뛴 훈장이었다. 그는 현역 마지막 순간에도 롯데만을 생각했다.
조성환이 은퇴했다. 이미 지난 6월 은퇴를 표명하며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날 은퇴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영원한 캡틴의 퇴장은 많은 사람들의 축복이 있었다. 팀동료, 팬, 가족뿐만 아니라 LG 사령탑 양상문 감독과 프랜차이즈스타 이병규(9번)도 직접 조성환을 찾았다. 특히 롯데 감독 시절 조성환을 주전으로 기용한 양상문 감독이 자신을 기념하는 티셔츠를 입고 직접 찾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조성환은 “은퇴식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기분이 처음이라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다. 아들 녀석은 '아빠가 야구 그만 둔다'고 하니 '그럼 축구선수를 하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한창 4위 싸움을 경쟁 중인 LG와의 대전을 앞둔 은퇴행사를 두고 조성환은 후배 걱정이 앞섰다. 은퇴를 표명하고 난 뒤 전력분석원으로서 새 출발을 한 소감도 밝혔다.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한지 이제 2개월 조금 넘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 자신에게도 그렇고. 선수시절에 못보던 그런 부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죠. 경기를 치르다보면 큰 흐름과 작은 흐름이 있기 마련인데 전력분석원 일을 하다보니 큰 흐름이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것 같아요.”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마음도 조심스레 내비쳤다.
하지만 조성환의 현역시절은 순탄치 못했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했지만 하위 라운드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3년 팀 내 유일한 3할타자였지만 병역비리에 연루돼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나 조성환은 오뚝이였다. 공익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08년 조성환의 활약이 없었다면 롯데는 기나긴 암흑기를 탈출할 수 없었다. 8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일등공신은 조성환이었다. 2009년에는 상대 투수의 투구에 관자놀이를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역시 조성환은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났다. 그래서 그에게 영원한 캡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나보다.
“영원한 캡틴이라고 불러주시는데 정말 감사할 일이죠. 그런데 이 말을 정말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오랜 기간 주장을 맡았는데 부담이 안 될 순 없었어요. 그러나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저보다 실력도 더 뛰어나고 큰 선수들이 많았는데 선, 후배들 모두 제게 잘 맞춰줬어요.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역할을 제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이유 때문에 책임감이 생겼죠.”
경기 후 불펜카를 타고 돌던 조성환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김시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후배들도 조성환의 등번호인 ‘2번’을 달고 그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팬들도 조성환의 응원가인 다니엘 분의 뷰티풀 선데이의 리듬에 맞쳐 조성환을 연호했다. 눈물을 머금은 조성환은 팬들과 가족, 동료에게 바치는 마지막 편지를 읽었다. “자이언츠 팬들은 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선수로서 본분은 잊지 않았다. 자신의 자리인 2루에 앉아 아이스버킷 챌린지까지 수행했다. 팀은 5연패에 빠졌지만 얼음물을 뒤집어 쓴 롯데의 영원한 캡틴은 그렇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jcan1231@maekyung.com]
뭔가 초조한 분위기. 23일 은퇴를 앞둔 롯데 자이언츠 조성환(38)의 표정이 그랬다. ‘영원한 캡틴’이라는 수식어. 1999년 롯데에 입단한 뒤 16년 동안 뛴 훈장이었다. 그는 현역 마지막 순간에도 롯데만을 생각했다.
조성환이 은퇴했다. 이미 지난 6월 은퇴를 표명하며 세상에 알려졌지만, 이날 은퇴식을 통해 공식적으로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영원한 캡틴의 퇴장은 많은 사람들의 축복이 있었다. 팀동료, 팬, 가족뿐만 아니라 LG 사령탑 양상문 감독과 프랜차이즈스타 이병규(9번)도 직접 조성환을 찾았다. 특히 롯데 감독 시절 조성환을 주전으로 기용한 양상문 감독이 자신을 기념하는 티셔츠를 입고 직접 찾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조성환은 “은퇴식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기분이 처음이라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다. 아들 녀석은 '아빠가 야구 그만 둔다'고 하니 '그럼 축구선수를 하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한창 4위 싸움을 경쟁 중인 LG와의 대전을 앞둔 은퇴행사를 두고 조성환은 후배 걱정이 앞섰다. 은퇴를 표명하고 난 뒤 전력분석원으로서 새 출발을 한 소감도 밝혔다.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한지 이제 2개월 조금 넘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 자신에게도 그렇고. 선수시절에 못보던 그런 부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죠. 경기를 치르다보면 큰 흐름과 작은 흐름이 있기 마련인데 전력분석원 일을 하다보니 큰 흐름이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것 같아요.”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마음도 조심스레 내비쳤다.
하지만 조성환의 현역시절은 순탄치 못했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했지만 하위 라운드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3년 팀 내 유일한 3할타자였지만 병역비리에 연루돼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나 조성환은 오뚝이였다. 공익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08년 조성환의 활약이 없었다면 롯데는 기나긴 암흑기를 탈출할 수 없었다. 8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일등공신은 조성환이었다. 2009년에는 상대 투수의 투구에 관자놀이를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역시 조성환은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났다. 그래서 그에게 영원한 캡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나보다.
“영원한 캡틴이라고 불러주시는데 정말 감사할 일이죠. 그런데 이 말을 정말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오랜 기간 주장을 맡았는데 부담이 안 될 순 없었어요. 그러나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저보다 실력도 더 뛰어나고 큰 선수들이 많았는데 선, 후배들 모두 제게 잘 맞춰줬어요. 그렇기 때문에 주어진 역할을 제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이유 때문에 책임감이 생겼죠.”
23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후 열린 롯데 조성환의 은퇴식에서 조성환이 자동차를 타고 경기장을 순회하고 있다. 사진(부산)=한희재 기자
그는 마지막까지 롯데를 생각했다. 이날 LG와의 경기 후 조성환의 은퇴식이 거행될 예정이었지만 롯데는 0-3으로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6위를 유지했지만 7위 KIA에도 반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경기 전 그는 “선수생활을 그만두는 데 따른 개인적으로 아쉬운 생각은 적다. 단지 우승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팀 동료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경기 후 불펜카를 타고 돌던 조성환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김시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후배들도 조성환의 등번호인 ‘2번’을 달고 그의 퇴장을 아쉬워했다. 팬들도 조성환의 응원가인 다니엘 분의 뷰티풀 선데이의 리듬에 맞쳐 조성환을 연호했다. 눈물을 머금은 조성환은 팬들과 가족, 동료에게 바치는 마지막 편지를 읽었다. “자이언츠 팬들은 저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선수로서 본분은 잊지 않았다. 자신의 자리인 2루에 앉아 아이스버킷 챌린지까지 수행했다. 팀은 5연패에 빠졌지만 얼음물을 뒤집어 쓴 롯데의 영원한 캡틴은 그렇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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