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교통정리가 됐다. 레버쿠젠은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을 거절했고 손흥민은 결국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뛰지 못한다.
최종 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둔 13일 모든 게 결정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날 오전 레버쿠젠의 완곡한 거부 의사를 받고서 손흥민의 차출을 포기했다. 14일 발표될 20명의 최종 엔트리에 손흥민의 이름을 들어가지 않는다. 이로써 토너먼트부터 합류하는 기형적인 소집하는 일도 없어졌다.
이광종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나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이광종 감독은 여러 차례 손흥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떻게든 합류시키고 싶은 속내를 내비쳤다. 인천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데 재계약을 위한 필수조건이 금메달 획득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아시안컵 우승과 함께 한국축구의 숙원이 됐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홈 이점을 살려 28년 만에 금메달 프로젝트를 이루려 했다. 이를 위해 최대한 가용 가능한 자원을 불러들이고자 했다.
이광종호에는 재능 있는 공격수가 많다. 최종 엔트리 발탁이 확실한 이종호(전남)와 김승대(포항)는 K리그 클래식에서 각각 9골과 8골을 넣었다. 와일드카드로 승선이 유력한 김신욱(울산, 8골)까지 더하면, K리그 클래식 득점 순위 상위 4명 가운데 3명이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선 뭔가 부족한 인상이 강했다. 상대를 흔들어 줄 파괴력 넘치는 공격수가 필요했다. 그 마지막 퍼즐이자 가장 큰 퍼즐이 손흥민이었다. 때문에 토너먼트 4경기만 뛰는 조건이라도 손흥민을 합류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공격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장 속이 타는 건 당사자인 손흥민일 것이다. 스스로 욕심 많은 선수라고 했다. 누구보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뛰고 싶어했다. 28년 만에 한국축구의 숙원을 풀면서 병역 면제 혜택이라는 ‘전리품’까지 얻고 싶었다.
2012 런던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군 미필’ 신분이다. 유럽 무대에서 더 큰 꿈을 꾸고 이루기 위해선 족쇄가 될 수 있는 병역을 해결해야 했다.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선 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야 한다. 기회는 남아있긴 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2019 하노이아시안게임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연령 제한에 걸리는 데다 손흥민의 발탁 및 병역 면제 혜택의 성적을 장담하기 어렵다. 부상 등 변수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말 방한한 손흥민은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여부와 관련해 ‘칼’을 쥔 레버쿠젠의 눈치를 꽤 살폈다. 인천아시안게임 차출과 관련해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 레버쿠젠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자,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1달 뒤에는 시즌도 개막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그라운드 위에서 100% 기량을 쏟겠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렇지만 그는 내내 ‘레버쿠젠이 차출을 허락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레버쿠젠만 ‘OK’ 해주면,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 120%의 기량을 발휘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의 결사반대에 부딪혔다. 런던올림픽에 이어 병역 면제 기회가 다시 한 번 날아갔다.
당장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앞으로 손흥민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될 터다. 레버쿠젠을 발판 삼아 더 큰 무대로 나아가고자 했던 손흥민의 ‘유럽피언 드림’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rok1954@maekyung.com]
최종 엔트리 발표를 하루 앞둔 13일 모든 게 결정됐다. 대한축구협회가 이날 오전 레버쿠젠의 완곡한 거부 의사를 받고서 손흥민의 차출을 포기했다. 14일 발표될 20명의 최종 엔트리에 손흥민의 이름을 들어가지 않는다. 이로써 토너먼트부터 합류하는 기형적인 소집하는 일도 없어졌다.
이광종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나 속이 타들어 갈 것이다. 이광종 감독은 여러 차례 손흥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어떻게든 합류시키고 싶은 속내를 내비쳤다. 인천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데 재계약을 위한 필수조건이 금메달 획득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아시안컵 우승과 함께 한국축구의 숙원이 됐다.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홈 이점을 살려 28년 만에 금메달 프로젝트를 이루려 했다. 이를 위해 최대한 가용 가능한 자원을 불러들이고자 했다.
이광종호에는 재능 있는 공격수가 많다. 최종 엔트리 발탁이 확실한 이종호(전남)와 김승대(포항)는 K리그 클래식에서 각각 9골과 8골을 넣었다. 와일드카드로 승선이 유력한 김신욱(울산, 8골)까지 더하면, K리그 클래식 득점 순위 상위 4명 가운데 3명이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선 뭔가 부족한 인상이 강했다. 상대를 흔들어 줄 파괴력 넘치는 공격수가 필요했다. 그 마지막 퍼즐이자 가장 큰 퍼즐이 손흥민이었다. 때문에 토너먼트 4경기만 뛰는 조건이라도 손흥민을 합류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공격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장 속이 타는 건 당사자인 손흥민일 것이다. 스스로 욕심 많은 선수라고 했다. 누구보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뛰고 싶어했다. 28년 만에 한국축구의 숙원을 풀면서 병역 면제 혜택이라는 ‘전리품’까지 얻고 싶었다.
2012 런던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군 미필’ 신분이다. 유럽 무대에서 더 큰 꿈을 꾸고 이루기 위해선 족쇄가 될 수 있는 병역을 해결해야 했다.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선 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야 한다. 기회는 남아있긴 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2019 하노이아시안게임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연령 제한에 걸리는 데다 손흥민의 발탁 및 병역 면제 혜택의 성적을 장담하기 어렵다. 부상 등 변수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말 방한한 손흥민은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인천아시안게임 출전 여부와 관련해 ‘칼’을 쥔 레버쿠젠의 눈치를 꽤 살폈다. 인천아시안게임 차출과 관련해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 레버쿠젠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자,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1달 뒤에는 시즌도 개막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그라운드 위에서 100% 기량을 쏟겠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렇지만 그는 내내 ‘레버쿠젠이 차출을 허락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레버쿠젠만 ‘OK’ 해주면, 인천아시안게임에 나가 120%의 기량을 발휘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다. 하지만 레버쿠젠의 결사반대에 부딪혔다. 런던올림픽에 이어 병역 면제 기회가 다시 한 번 날아갔다.
당장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언젠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앞으로 손흥민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될 터다. 레버쿠젠을 발판 삼아 더 큰 무대로 나아가고자 했던 손흥민의 ‘유럽피언 드림’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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