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외풍이 분다. 조급증이 발동했다. 쌍둥이 아빠가 또 시달린다. 이래서 LG 트윈스를 ‘감독의 무덤’이라 하나 보다.
사령탑 교체 불과 24일 만에 말이 많다. 양상문 감독 체제로 돌아선 뒤 15경기를 했다. 7승8패 성적표. 난파된 배에 올라 탄 선장의 성적치곤 낙제점이 아니다. 준수하다.
LG는 49경기를 소화한 3일 현재 17승31패1무로 9위에 머물러 있다. LG의 4강, 우승을 기대하긴 힘든 성적이다.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건 기적에 가깝다. 그러나 올 시즌 여정은 여전히 길다. 128경기 중 79경기나 남았다. 양 감독이 짊어져야 할 힘겨운 시간이다.
양 감독은 김기태 전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돌발 상황에 덜컥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해설위원으로 활동은 했으나 준비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감독 교체라는 충격 효과를 보기엔 LG의 팀 분위기도 최악의 상태였다. 누가 지휘봉을 잡든 당장 반등의 성적을 낼 것이란 기대치는 낮았다.
양 감독은 부임 당시 확실한 야구 철학을 제시했다. ‘독한 야구’의 선언이었다. 독해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길 땐 짜임새가 생겼고 져도 쉽게 지지 않았다. 다섯 번의 시리즈에서 스윕패는 없었고 두 번의 위닝시리즈도 챙겼다. 삼성 라이온즈의 11연승 독주도 저지했다.
양 감독은 고집도 보였다. 투수 운용과 선발 라인업에서 양상문 스타일로 변화를 줬다. 기준은 명확했다. 고참급 선수들의 체력을 감안해 번갈아 휴식을 줬고,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선수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다.
그런데 말이 참 많다. 감독 고유 권한조차 건들기 시작했다. 8개 구단을 상대로 한 텀도 돌지 않았다. 비난을 받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다. 아직은 선수단과 소통의 과정이다. 양상문색을 입으려면 적응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감놔라 배놔라’ 참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런트 야구’는 아니다. 아직 구단은 조심스럽다. 양 감독 부임 직후 코칭스태프 변경 때 그랬다. 백순길 LG 단장은 “코칭스태프와 관련해선 새 감독님이 알아서 결정하실 문제”라고 한 발 뺐다. 다분히 외풍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구단에서 훈수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믿고 맡기는 분위기다.
LG를 흔드는 것은 지독한 관심이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의 비애다. 사소한 어떤 행동도 화제가 되는 팀이 LG다. 최근 일파만파로 커진 우규민과 임정우의 행동이 그렇다. 시즌 초 류제국이 궁금해 물었다. “왜 LG는 조금만 못해도 그렇게 심하게 욕을 하는 거죠?” 국내 야구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니 꽤 놀랐나 보다. 지난해 성적이 좋을 땐 경험하지 못했던 감당하기 힘든 비난이었을 터다.
김기태 전 감독이 시즌 개막 18경기 만에 자진 사임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스스로 함구했다. 그러나 자존심이 강한 김 전 감독이 외풍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아쉽고 아까웠다.
그런데 또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김 전 감독의 카리스마에 길들여졌던 선수단이 흔들린다.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니 개인 성적이 욕심이 난 걸까. 지난해 반짝 사라졌던 ‘모래알 팀워크’가 슬며시 눈을 떴다. 여기에 극성인 팬들이 부추긴다.
양 감독에게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마이 웨이를 걸으라고 권한다. 양 감독은 LG 사령탑에 오른 뒤 “감독의 무덤이라는 LG에서 도망치지 않고 붙어 보겠다”고 했다. 프로 감독은 결과로 답해야 하는 자리다. 과정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 좀 두고 보자. 그렇게 잃은 LG의 감독이 몇인가.
[min@maekyung.com]
사령탑 교체 불과 24일 만에 말이 많다. 양상문 감독 체제로 돌아선 뒤 15경기를 했다. 7승8패 성적표. 난파된 배에 올라 탄 선장의 성적치곤 낙제점이 아니다. 준수하다.
LG는 49경기를 소화한 3일 현재 17승31패1무로 9위에 머물러 있다. LG의 4강, 우승을 기대하긴 힘든 성적이다.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건 기적에 가깝다. 그러나 올 시즌 여정은 여전히 길다. 128경기 중 79경기나 남았다. 양 감독이 짊어져야 할 힘겨운 시간이다.
양 감독은 김기태 전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돌발 상황에 덜컥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해설위원으로 활동은 했으나 준비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감독 교체라는 충격 효과를 보기엔 LG의 팀 분위기도 최악의 상태였다. 누가 지휘봉을 잡든 당장 반등의 성적을 낼 것이란 기대치는 낮았다.
양 감독은 부임 당시 확실한 야구 철학을 제시했다. ‘독한 야구’의 선언이었다. 독해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길 땐 짜임새가 생겼고 져도 쉽게 지지 않았다. 다섯 번의 시리즈에서 스윕패는 없었고 두 번의 위닝시리즈도 챙겼다. 삼성 라이온즈의 11연승 독주도 저지했다.
양 감독은 고집도 보였다. 투수 운용과 선발 라인업에서 양상문 스타일로 변화를 줬다. 기준은 명확했다. 고참급 선수들의 체력을 감안해 번갈아 휴식을 줬고,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선수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다.
그런데 말이 참 많다. 감독 고유 권한조차 건들기 시작했다. 8개 구단을 상대로 한 텀도 돌지 않았다. 비난을 받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다. 아직은 선수단과 소통의 과정이다. 양상문색을 입으려면 적응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감놔라 배놔라’ 참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런트 야구’는 아니다. 아직 구단은 조심스럽다. 양 감독 부임 직후 코칭스태프 변경 때 그랬다. 백순길 LG 단장은 “코칭스태프와 관련해선 새 감독님이 알아서 결정하실 문제”라고 한 발 뺐다. 다분히 외풍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구단에서 훈수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믿고 맡기는 분위기다.
LG를 흔드는 것은 지독한 관심이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의 비애다. 사소한 어떤 행동도 화제가 되는 팀이 LG다. 최근 일파만파로 커진 우규민과 임정우의 행동이 그렇다. 시즌 초 류제국이 궁금해 물었다. “왜 LG는 조금만 못해도 그렇게 심하게 욕을 하는 거죠?” 국내 야구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니 꽤 놀랐나 보다. 지난해 성적이 좋을 땐 경험하지 못했던 감당하기 힘든 비난이었을 터다.
김기태 전 감독이 시즌 개막 18경기 만에 자진 사임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스스로 함구했다. 그러나 자존심이 강한 김 전 감독이 외풍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아쉽고 아까웠다.
그런데 또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김 전 감독의 카리스마에 길들여졌던 선수단이 흔들린다.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니 개인 성적이 욕심이 난 걸까. 지난해 반짝 사라졌던 ‘모래알 팀워크’가 슬며시 눈을 떴다. 여기에 극성인 팬들이 부추긴다.
양 감독에게 외풍에 흔들리지 말고 마이 웨이를 걸으라고 권한다. 양 감독은 LG 사령탑에 오른 뒤 “감독의 무덤이라는 LG에서 도망치지 않고 붙어 보겠다”고 했다. 프로 감독은 결과로 답해야 하는 자리다. 과정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 좀 두고 보자. 그렇게 잃은 LG의 감독이 몇인가.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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