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쇼트트랙 황제의 복귀는 화려했다. 반면 그를 버린 조국은 들러리로 전락하며 비참함을 맛봐야했다.
러시아의 안현수(29) 아니 빅토르 안이 8년 만에 복귀한 올림픽 무대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러시아 동료들과 출전한 5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2006년 토리노대회 3관왕 이후 8년 만에 달성한 3관왕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안현수의 실력보다 더 조명을 받은 것은 바로 그의 유니폼 가슴에 박힌 국기였다.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도 안현수는 3관왕이었다. 그 때 그는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빙판을 돌았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이번 올림픽에 그는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했다.
정말 기구한 사연이다. 잘나가던 쇼트트랙 에이스가 부상을 당해 벤쿠버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파벌싸움의 중심에서 갈팡질팡해야만 했었던 사실들이 속속 밝혀졌고, 소속팀마저 해체되자 결국 러시아로 귀화를 하게 됐다.
결국 한국에서는 정상이면서도 뭔가 표정에 그늘이 드리워졌던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을 받고 다시 환하게 웃었다.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치욕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실 이번 대회 남자 쇼트트랙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내용면에서 완전히 몰락했다.
지난 10일 남자종목 중 가장 빨리 열린 1500m 결승에 이한빈(25·성남시청)이 진출했지만 6위에 머물렀다.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는 같은 팀 동료인 신다은(21·서울시청)에게 걸려넘어졌다가 운좋게 어드밴스로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15일 열린 5000m계주 준결승에서는 이호석(28·고양시청)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며 결승에 진출하지도 못했고, 1000m 결승에 진출한 신다은은 실격처리됐다. 안현수가 화려한 스케이팅으로 제일 먼저 결승점을 통과한 것과 대조적인 장면이었다. 500m에서는 한 명의 선수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대회 남자 쇼트트랙은 우물안 개구리에다 끊이지 않는 잡음과 파벌주의, 훈련 부족 등으로 빛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의 에이스이자 동료였던 안현수가 부활을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때 한국 쇼트트랙은 고개숙인 남자였다.
[jcan1231@maekyung.com]
러시아의 안현수(29) 아니 빅토르 안이 8년 만에 복귀한 올림픽 무대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러시아 동료들과 출전한 5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2006년 토리노대회 3관왕 이후 8년 만에 달성한 3관왕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안현수의 실력보다 더 조명을 받은 것은 바로 그의 유니폼 가슴에 박힌 국기였다. 2006년 토리노대회에서도 안현수는 3관왕이었다. 그 때 그는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빙판을 돌았다. 그러나 8년이 지난 이번 올림픽에 그는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했다.
정말 기구한 사연이다. 잘나가던 쇼트트랙 에이스가 부상을 당해 벤쿠버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하지만 파벌싸움의 중심에서 갈팡질팡해야만 했었던 사실들이 속속 밝혀졌고, 소속팀마저 해체되자 결국 러시아로 귀화를 하게 됐다.
결국 한국에서는 정상이면서도 뭔가 표정에 그늘이 드리워졌던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을 받고 다시 환하게 웃었다.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치욕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실 이번 대회 남자 쇼트트랙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내용면에서 완전히 몰락했다.
지난 10일 남자종목 중 가장 빨리 열린 1500m 결승에 이한빈(25·성남시청)이 진출했지만 6위에 머물렀다.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는 같은 팀 동료인 신다은(21·서울시청)에게 걸려넘어졌다가 운좋게 어드밴스로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15일 열린 5000m계주 준결승에서는 이호석(28·고양시청)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며 결승에 진출하지도 못했고, 1000m 결승에 진출한 신다은은 실격처리됐다. 안현수가 화려한 스케이팅으로 제일 먼저 결승점을 통과한 것과 대조적인 장면이었다. 500m에서는 한 명의 선수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대회 남자 쇼트트랙은 우물안 개구리에다 끊이지 않는 잡음과 파벌주의, 훈련 부족 등으로 빛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의 에이스이자 동료였던 안현수가 부활을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때 한국 쇼트트랙은 고개숙인 남자였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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