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이상화 母 "감사합니다"…긴장과 환희 공존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전농동) 표권향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기대 이상이었다. 가슴 졸이며 '딸'을 지켜봤던 가족들도 가슴을 쓸어 내리며 환호했다.
이상화는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선 1차전에서 37초42를 기록하며 선두로 나섰다.
이상화의 속도를 따라올 자는 없었다. 총 35명의 참가자 가운데 100m를 10초33으로 가장 빠르게 통과한 이상화는 흐트러짐 없는 질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 러시아의 올가 파트쿨리나보다 0.15초 앞섰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위치한 이상화의 자택에 그의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 전까지 담담했던 가족들은 경기 시작과 함께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 김인순 씨는 깍지를 낀 채 기도했다. 아버지 이우근 씨도 텔레비전에 눈을 떼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이상화의 순서가 돌아왔다. 출발선에 선 ‘딸’ 이상화의 모습이 화면에 비춰지자 가족들은 “할 수 있어”를 연신 외쳤다.

이상화는 11일(한국시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선 1차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사진(러시아, 소치)=옥영화 기자

스타트 신호와 함께 이상화가 출발했다. 가족들은 이상화의 미끄러짐에 맞춰 “(앞으로) 가! (앞으로) 가!”를 크게 외쳤다. 손바닥은 불이 날 지경이었다. 박수를 치며 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애완견 ‘샛별이’(요크셔테리어)도 소리 높여 '언니'를 응원했다.
이상화가 100m를 가장 빠르게 통과하자 함성과 박수 소리는 더 커졌다. 마지막 스퍼트를 낸 이상화를 향해 응원한 가족들은 그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샛별이'도 가족들의 무릎을 뛰어 다니며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어머니 김인순 씨만은 자리에 앉아 허리 굽혀 기도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어머니 김인순 씨는 두 손을 모은 채 “잘했어” “감사합니다”라며 딸에게 인사 했다.
결선 2차전에 앞서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냐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이상화의 외삼촌은 “괜히 맘 졸였어. 까불고 있어”라며 조카를 자랑스러워했다. 다른 삼촌은 “땀이 지금도 흐른다”라며 잠시 전까지 긴장했던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상화는 11일 오후 11시 34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선 2차전에 나선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