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나는 아직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구위면에서도 부족함이 많다. 자부심과 자만심 그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내 자신의 투구를 펼치고 싶다.”
‘끝판대장’ 오승환(31)의 각오다. 일본 언론들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다운 당당함과 함께 겸손함, 야구 선수로서의 희생정신, 마치 ‘돌부처’와 같은 평상심에 주목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스스로 ‘부족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현지에서 괌까지 몰려온 10여명의 취재진 앞에서도 섣부른 목표를 밝히기 보다는 ‘팀 승리를 지키는데 기여하겠다’는 지극한 정론을 내놓았다. ‘끝판대장’ 오승환을 MK스포츠가 괌 현지에서 만났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소프트뱅크 호스크로 이적한 이대호와도 맞대결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이)대호에게 약한 편이었다. 대호는 좋은 친구이고, 좋은 타자다. 아마 나와 대호가 맞붙게 되면 언론과 방송,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 같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큰 이벤트가 될 것 같다.”
다시 맞붙게 될 텐데 각오가 있다면.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겠다. 다만 안타를 내주지 않는데 애쓰고 그런 것보다는 예를 들면 나의 보직상 점수를 내줘서는 안 되는 상황등의 주어진 여건에 신경 써서 투구를 하겠다.”
투구시 왼발을 내딛을 때 공중에 차는 동작을 한 이후 반 박자 정도 늦는 동작이 일본 타자들이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 혹시 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있나.
“투구폼에 변화를 주거나 하는 것들은 없다. 한신은 내가 성장하는 젊은 투수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현재 내 기량을 보고 데려온 것이다. 스스로 뭔가 변화를 시도하고 계속 생각은 있지만 무엇을 뜯어고쳐서 적응하려는 생각은 없다.”
기자회견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서 스스로를 ‘나는 투 피치 투수다’라고 밝힌 자신감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한국 야구팬들과 야구인들이 알고 있겠지만 사실상 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2개를 던지는 투 피치 투수다. 타자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상대해야하는 입장일테고, 나는 그러면서도 그것들로 타자를 제압해야 한다. 내 스스로의 부족함도 알고 장점도 안다.”
“야구를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전문가들이 해주는 조언이다. 결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나 스스로도 그것의 필요성과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런 구종을 추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나도 만족을 느끼기 보다는 계속 새로운 구종을 연습하고, 또 연마해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카도쿠라 켄 삼성 투수 인스트럭터는 ‘오승환의 투심과 스플리터를 주목해 보라’는 말을 하더라.
“내가 투심과 스플리터를 연습하는 것을 가장 많이 지켜보셨고 또 도움을 많이 주셨다. 그랬기 때문에 한 말 같다. 과거에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에 자신이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직구와 슬라이더 구사에 비해서 상대적이라는 뜻이다. 자주 구사하려고 많이 던지고 있고 지난 시즌에는 많이 던져봤다.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더 나아지고 싶고, 그래서 더욱 노력하고 있다. ”
일본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 4번 타자를 포함해서 모든 타자들이 방망이를 짧게 쥐고 컨택에 집중하는 등, 한국과 스타일이 조금 다른면이 있다. 대비는 되어 있나.
“커트능력이 좋은 타자들도 한국에 많이 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야구 스타일은 다르고 주의해야 할 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부딪혀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쪽에 맞춰서 먼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생각하는 야구는 스스로를 이겨나가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나 몸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마다 물론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어떤 야구 선수가 됐던지 간에 그 어느 누구도 프로기 때문에 쉽지 않다. 자부심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지만 그것에 얼마나 중심을 잘 잡고 적절한 수준을 지켜낼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프로 데뷔 이전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고, 데뷔 이후에도 큰 부상이 따라오는 등 야구인생에 굴곡이 많았다. 이후 많은 야구인들이 지금의 오승환을 두고 기량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성숙하고 자신의 야구관이 뚜렷하게 잡혀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많이 한다.
“프로에 처음 오면서부터 스스로 변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몸과 마음 모두에서였다. 그것이 어떤 신조처럼 내게 깊이 새겨져 있다. 그런 평가를 주위에서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한 번 더 스스로를 채찍질 하게 된다.”
우문이지만 마무리 투수는 어떤 점을 가장 먼저 갖춰야 할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신체적인 완성도, 막강한 구위, 대담한 정신력 등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쉽게 이야기하면 이기는 상태서 올라와 팀을 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맞다. 그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상황에 맞춰서, 결과적으로 완벽해야 하는 것이 좋은 마무리 투수인 것 같다.”
스스로를 평가하기에 자신은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인가 아니면 정신적 능력이 더 뛰어난 선수인가.
“그런 점에서 아직 나는 다 부족함이 많다. 신체적 능력, 투수로서의 구위나 구질 구사능력, 정신적 능력이 모두 중요하다. 굳이 하나를 꼽으라고 해도 나는 다 부족한 투수다.”
만족을 모르는,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오승환. 그것이 바로 그를 현재의 자리에 올려놓은 비결은 아닐까.
[one@maekyung.com]
‘끝판대장’ 오승환(31)의 각오다. 일본 언론들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다운 당당함과 함께 겸손함, 야구 선수로서의 희생정신, 마치 ‘돌부처’와 같은 평상심에 주목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스스로 ‘부족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현지에서 괌까지 몰려온 10여명의 취재진 앞에서도 섣부른 목표를 밝히기 보다는 ‘팀 승리를 지키는데 기여하겠다’는 지극한 정론을 내놓았다. ‘끝판대장’ 오승환을 MK스포츠가 괌 현지에서 만났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소프트뱅크 호스크로 이적한 이대호와도 맞대결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이)대호에게 약한 편이었다. 대호는 좋은 친구이고, 좋은 타자다. 아마 나와 대호가 맞붙게 되면 언론과 방송,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줄 것 같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큰 이벤트가 될 것 같다.”
다시 맞붙게 될 텐데 각오가 있다면.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겠다. 다만 안타를 내주지 않는데 애쓰고 그런 것보다는 예를 들면 나의 보직상 점수를 내줘서는 안 되는 상황등의 주어진 여건에 신경 써서 투구를 하겠다.”
투구시 왼발을 내딛을 때 공중에 차는 동작을 한 이후 반 박자 정도 늦는 동작이 일본 타자들이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 혹시 다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있나.
“투구폼에 변화를 주거나 하는 것들은 없다. 한신은 내가 성장하는 젊은 투수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현재 내 기량을 보고 데려온 것이다. 스스로 뭔가 변화를 시도하고 계속 생각은 있지만 무엇을 뜯어고쳐서 적응하려는 생각은 없다.”
기자회견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서 스스로를 ‘나는 투 피치 투수다’라고 밝힌 자신감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한국 야구팬들과 야구인들이 알고 있겠지만 사실상 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2개를 던지는 투 피치 투수다. 타자들은 그것을 알면서도 상대해야하는 입장일테고, 나는 그러면서도 그것들로 타자를 제압해야 한다. 내 스스로의 부족함도 알고 장점도 안다.”
상대에 맞춘 변화 대신 스스로의 투구를 펼치겠다는 것이 오승환의 각오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많은 야구인들이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필요성을 많이 언급한다.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나.“야구를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전문가들이 해주는 조언이다. 결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나 스스로도 그것의 필요성과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런 구종을 추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나도 만족을 느끼기 보다는 계속 새로운 구종을 연습하고, 또 연마해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카도쿠라 켄 삼성 투수 인스트럭터는 ‘오승환의 투심과 스플리터를 주목해 보라’는 말을 하더라.
“내가 투심과 스플리터를 연습하는 것을 가장 많이 지켜보셨고 또 도움을 많이 주셨다. 그랬기 때문에 한 말 같다. 과거에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에 자신이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직구와 슬라이더 구사에 비해서 상대적이라는 뜻이다. 자주 구사하려고 많이 던지고 있고 지난 시즌에는 많이 던져봤다.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더 나아지고 싶고, 그래서 더욱 노력하고 있다. ”
일본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 4번 타자를 포함해서 모든 타자들이 방망이를 짧게 쥐고 컨택에 집중하는 등, 한국과 스타일이 조금 다른면이 있다. 대비는 되어 있나.
“커트능력이 좋은 타자들도 한국에 많이 있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야구 스타일은 다르고 주의해야 할 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부딪혀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쪽에 맞춰서 먼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자부심을 갖되 자만심을 갖지 않는 것, 스스로 변하지 않는 것이 오승환이 세운 야구 철학이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일본 진출이 결정된 이후 ‘내 투구를 하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내가 생각하는 야구는 스스로를 이겨나가는 것이다. 지금 상황이나 몸 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마다 물론 느끼는 것이 다르겠지만 어떤 야구 선수가 됐던지 간에 그 어느 누구도 프로기 때문에 쉽지 않다. 자부심과 자만심은 한 끗 차이지만 그것에 얼마나 중심을 잘 잡고 적절한 수준을 지켜낼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프로 데뷔 이전에는 그리 주목받지 못했고, 데뷔 이후에도 큰 부상이 따라오는 등 야구인생에 굴곡이 많았다. 이후 많은 야구인들이 지금의 오승환을 두고 기량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성숙하고 자신의 야구관이 뚜렷하게 잡혀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많이 한다.
“프로에 처음 오면서부터 스스로 변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몸과 마음 모두에서였다. 그것이 어떤 신조처럼 내게 깊이 새겨져 있다. 그런 평가를 주위에서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한 번 더 스스로를 채찍질 하게 된다.”
우문이지만 마무리 투수는 어떤 점을 가장 먼저 갖춰야 할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신체적인 완성도, 막강한 구위, 대담한 정신력 등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쉽게 이야기하면 이기는 상태서 올라와 팀을 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맞다. 그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모든 상황에 맞춰서, 결과적으로 완벽해야 하는 것이 좋은 마무리 투수인 것 같다.”
스스로를 평가하기에 자신은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선수인가 아니면 정신적 능력이 더 뛰어난 선수인가.
“그런 점에서 아직 나는 다 부족함이 많다. 신체적 능력, 투수로서의 구위나 구질 구사능력, 정신적 능력이 모두 중요하다. 굳이 하나를 꼽으라고 해도 나는 다 부족한 투수다.”
만족을 모르는,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오승환. 그것이 바로 그를 현재의 자리에 올려놓은 비결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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