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2013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수상자는 넥센 히어로즈의 손승락(32)이다. 지난해 57경기에 등판해 46세이브를 달성하며 마무리 투수로서 19년 만에 황금 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중학생 때부터 유격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손승락. 당시 류중일(삼성 라이온즈 감독), 이종범(한화 이글스 코치), 유지현(LG 트윈스 코치)을 동경하며 유격수의 꿈을 키웠다. 당장 프로에 가더라도 최고의 유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그가 어떻게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됐을까.
▲ 그저 야구가 좋았어요.
손승락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동네 야구를 즐겼다. 학교 대항전을 벌일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컸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4년 5월. 다른 날과 다름없이 손승락은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경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운동장으로 봉고차 한 대가 들어왔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봉고차에서 내린 낯선 아저씨가 손승락과 그의 친구들에게 야구부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야구는 하고 싶었지만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유괴범일 수도 있다는 의심에 ‘절대 저 봉고차에 타면 안 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테스트를 받아보라는 소리에 20명의 친구들과 봉고차에 올라탔다”라며 “모험이었다. 만약 유괴범이라면 도망가야겠다고 이야기 했었다”라며 웃었다.
봉고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손승락이 도착한 곳은 대구 명덕초등학교. 실제로 운동장에서 훈련 중이던 야구부의 모습을 본 손승락은 그 자리에서 야구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진 감독(당시 내당초 감독)까지 앞세워 겨우 부모님을 설득한 손승락은 전문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기 위해 전학을 결정했다.
▲ 유격수가 아닌 투수
손승락은 류중일, 이종범, 유지현과 같은 유격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대구고 때까지 날렵한 몸매를 유지했던 손승락은 빠른 발과 재빠른 수비력을 자랑했다.
그러던 중 박태호 감독(영남대)과 이종두 인스트럭터(삼성 라이온즈 코치)의 권유로 마운드에 올랐다.
손승락은 “나에게 어깨가 좋으니 한 번씩 재미삼아 피칭해봐라고 했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에이스’ 윤길현이 있었기에 나는 가끔 마운드에 올라가는 경우였다”라고 말했다.
유격수로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좋았던 손승락은 투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수비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갈 때도 마운드가 아닌 유격수 위치로 자리를 잡아 감독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2005년 8월. 손승락은 현대 유니콘스에 투수로 지명 받았다. ‘나는 유격수’라고 생각했던 손승락은 “아, 이제 투수가 되는구나”라고 깨달았다. 투수로서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지 않고 권영호 감독을 따라 영남대학교에 진학해 전문적으로 투수 교육을 받았다.
▲ 마지막 마운드는 내가 지킨다
직구로만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직구로만 승부했을 때 무기로 쓸 수가 없었다. 손승락은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못 잡은 것은 변화구를 빨리 습득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2시즌 동안 마운드를 지켰지만 손승락에게 돌아온 건 패배 뿐이었다. 그러나 손승락은 이를 악 물고 팀의 승리를 지키려고 마운드를 지켰다.
손승락은 “경찰청에 가서도 선발 투수로서 부족했던 것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꾸준히 야구 공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소 국내 타자 뿐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동영상을 통해 선수들을 분석하고 있는 손승락은 “성적 상으로 아직 최고가 아니다. 올해 잘 해서 제대로 보여주겠다”라며 주먹을 쥐었다.
이어 손승락은 “점점 나이는 들지만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 자신한테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라며 “라며 ”야구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다. 나만의 노하우를 찾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순간적인 상황들이 어떻게 되는지, 마치 야구 드라마 같이 인생살이처럼 비교가 된다“라며 흐뭇해했다.
지난해 프로데뷔 8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마무리 투수로서는 19년 만이다. 손승락은 “왜 날 뽑아줬는지 모르겠다. 당시 누가 되느냐라고도 말이 많았다. 아무도 몰랐던 상황에서 나를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며 “우리 팀이 우승하는 순간 마지막 마운드에 내가 서 있도록 키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gioia@maekyung.com]
중학생 때부터 유격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손승락. 당시 류중일(삼성 라이온즈 감독), 이종범(한화 이글스 코치), 유지현(LG 트윈스 코치)을 동경하며 유격수의 꿈을 키웠다. 당장 프로에 가더라도 최고의 유격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그가 어떻게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됐을까.
▲ 그저 야구가 좋았어요.
손승락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동네 야구를 즐겼다. 학교 대항전을 벌일 정도로 야구에 대한 열정이 컸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94년 5월. 다른 날과 다름없이 손승락은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경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운동장으로 봉고차 한 대가 들어왔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봉고차에서 내린 낯선 아저씨가 손승락과 그의 친구들에게 야구부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야구는 하고 싶었지만 초등학교에 야구부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유괴범일 수도 있다는 의심에 ‘절대 저 봉고차에 타면 안 된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테스트를 받아보라는 소리에 20명의 친구들과 봉고차에 올라탔다”라며 “모험이었다. 만약 유괴범이라면 도망가야겠다고 이야기 했었다”라며 웃었다.
봉고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손승락이 도착한 곳은 대구 명덕초등학교. 실제로 운동장에서 훈련 중이던 야구부의 모습을 본 손승락은 그 자리에서 야구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진 감독(당시 내당초 감독)까지 앞세워 겨우 부모님을 설득한 손승락은 전문적으로 야구를 시작하기 위해 전학을 결정했다.
손승락은 유격수의 꿈을 꿨지만 투수로서 성장 배경을 가져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사진=옥영화 기자
▲ 유격수가 아닌 투수
손승락은 류중일, 이종범, 유지현과 같은 유격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대구고 때까지 날렵한 몸매를 유지했던 손승락은 빠른 발과 재빠른 수비력을 자랑했다.
그러던 중 박태호 감독(영남대)과 이종두 인스트럭터(삼성 라이온즈 코치)의 권유로 마운드에 올랐다.
손승락은 “나에게 어깨가 좋으니 한 번씩 재미삼아 피칭해봐라고 했다. 당시 우리 학교에는 ‘에이스’ 윤길현이 있었기에 나는 가끔 마운드에 올라가는 경우였다”라고 말했다.
유격수로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좋았던 손승락은 투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수비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뛰어갈 때도 마운드가 아닌 유격수 위치로 자리를 잡아 감독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2005년 8월. 손승락은 현대 유니콘스에 투수로 지명 받았다. ‘나는 유격수’라고 생각했던 손승락은 “아, 이제 투수가 되는구나”라고 깨달았다. 투수로서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지 않고 권영호 감독을 따라 영남대학교에 진학해 전문적으로 투수 교육을 받았다.
지난해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손승락은 올해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옥영화 기자
▲ 마지막 마운드는 내가 지킨다
직구로만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러나 프로에서는 직구로만 승부했을 때 무기로 쓸 수가 없었다. 손승락은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못 잡은 것은 변화구를 빨리 습득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2시즌 동안 마운드를 지켰지만 손승락에게 돌아온 건 패배 뿐이었다. 그러나 손승락은 이를 악 물고 팀의 승리를 지키려고 마운드를 지켰다.
손승락은 “경찰청에 가서도 선발 투수로서 부족했던 것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꾸준히 야구 공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평소 국내 타자 뿐 아니라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동영상을 통해 선수들을 분석하고 있는 손승락은 “성적 상으로 아직 최고가 아니다. 올해 잘 해서 제대로 보여주겠다”라며 주먹을 쥐었다.
이어 손승락은 “점점 나이는 들지만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 자신한테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라며 “라며 ”야구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다. 나만의 노하우를 찾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순간적인 상황들이 어떻게 되는지, 마치 야구 드라마 같이 인생살이처럼 비교가 된다“라며 흐뭇해했다.
지난해 프로데뷔 8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마무리 투수로서는 19년 만이다. 손승락은 “왜 날 뽑아줬는지 모르겠다. 당시 누가 되느냐라고도 말이 많았다. 아무도 몰랐던 상황에서 나를 뽑아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라며 “우리 팀이 우승하는 순간 마지막 마운드에 내가 서 있도록 키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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