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프로야구의 탄생과 함께 역사를 같이해 온 골든글러브 시상. 이제는 변화를 맞이할 때가 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열고 각 부문 수상자를 공개했다.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투수였다. 다승 공동 1위 배영수(삼성)와 세든(SK), 평균자책점 1위 찰리(NC), 탈삼진 1위 리즈와 승률 1위 류제국(이상 LG), 세이브 1위 손승락과 홀드 1위 한현희(이상 넥센) 등 각 개인 기록 부문별 1위 선수들이 모두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러브는 세이브 1위를 기록한 손승락에게 돌아갔다. 순수 구원 투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준 것은 1994년 정명원(당시 태평양) 이후 19년 만이다.
투표 결과도 치열했다. 손승락이 전체 유효표 323표 중 97표, 득표율 30%를 얻는데 그쳤다. 전 포지션 중 제일 낮은 득표율이었다. 배영수가 80표로 2위, 세든이 79표로 3위, 찰리가 41표로 4위를 차지했다.
손승락도 뛰어났지만,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인 외국인 선수들이 외면 받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히려 기록상으로 보면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2위 등 각 부문에서 고르게 성적을 올린 세든이 더 유력해보였다.
지난 시즌 나이트(넥센)를 외면해 논란에 휩싸였던 모습이 다시 재현됐다. 한해 각 포지션에서 제일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는 상인데 그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점이 왔다. 이미 성공사례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선정할 때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투표권자들에게 수비 관련 각종 통계 자료들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DRS, UZR, RED 등 각종 수비 관련 세부 기록들이 포함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8명의 최초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수상자 명단이 대거 물갈이됐다. 기존의 인상 투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결과로 드러났다.
이점은 골든글러브 시상식도 배울 만하다. 현대 야구는 공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통계 자료들이 개발됐다. 타율, 타점, 평균자책점, 승패 등 단순한 기록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보다 세부적인 기록들을 투표권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골드글러브와 한국의 골든글러브는 황금장갑을 수여한다는 점만 같을 뿐, 성격이 다른 시상식이다. 골드글러브는 철저히 수비 능력을 위주로 평가하지만, 한국은 공수 양면이 반영된다. 미국은 감독과 코치들이 투표하는 반면, 한국은 기자단 투표로 정해진다.
그러나 보고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인기 투표’, ‘인상 투표’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진정한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greatnemo@maekyung.com]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3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열고 각 부문 수상자를 공개했다.
가장 치열한 포지션은 투수였다. 다승 공동 1위 배영수(삼성)와 세든(SK), 평균자책점 1위 찰리(NC), 탈삼진 1위 리즈와 승률 1위 류제국(이상 LG), 세이브 1위 손승락과 홀드 1위 한현희(이상 넥센) 등 각 개인 기록 부문별 1위 선수들이 모두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러브는 세이브 1위를 기록한 손승락에게 돌아갔다. 순수 구원 투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준 것은 1994년 정명원(당시 태평양) 이후 19년 만이다.
투표 결과도 치열했다. 손승락이 전체 유효표 323표 중 97표, 득표율 30%를 얻는데 그쳤다. 전 포지션 중 제일 낮은 득표율이었다. 배영수가 80표로 2위, 세든이 79표로 3위, 찰리가 41표로 4위를 차지했다.
손승락도 뛰어났지만,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인 외국인 선수들이 외면 받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히려 기록상으로 보면 다승 공동 1위, 평균자책점 3위, 탈삼진 2위 등 각 부문에서 고르게 성적을 올린 세든이 더 유력해보였다.
지난 시즌 나이트(넥센)를 외면해 논란에 휩싸였던 모습이 다시 재현됐다. 한해 각 포지션에서 제일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는 상인데 그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해야 할 시점이 왔다. 이미 성공사례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선정할 때 미국야구연구협회(SABR)가 투표권자들에게 수비 관련 각종 통계 자료들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DRS, UZR, RED 등 각종 수비 관련 세부 기록들이 포함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8명의 최초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수상자 명단이 대거 물갈이됐다. 기존의 인상 투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결과로 드러났다.
이점은 골든글러브 시상식도 배울 만하다. 현대 야구는 공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통계 자료들이 개발됐다. 타율, 타점, 평균자책점, 승패 등 단순한 기록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보다 세부적인 기록들을 투표권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골드글러브와 한국의 골든글러브는 황금장갑을 수여한다는 점만 같을 뿐, 성격이 다른 시상식이다. 골드글러브는 철저히 수비 능력을 위주로 평가하지만, 한국은 공수 양면이 반영된다. 미국은 감독과 코치들이 투표하는 반면, 한국은 기자단 투표로 정해진다.
그러나 보고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인기 투표’, ‘인상 투표’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진정한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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