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3차전] ‘0할 타자’의 반전이 승부를 가르다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LG-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승부를 가른 건 ‘0할 타자’의 활약이었다. 1,2차전에서 타격 부진에 빠졌던 이들의 활약 여부가 희비를 갈랐다.
1,2차전에서 1타석이라도 들어서서 타율 0할의 기록한 선수는 총 8명이었다. LG가 3명, 두산이 5명이었다. 이 가운데 3차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건 오지환, 이진영(이상 LG), 오재원, 이원석, 최준석(이상 두산) 등 5명이었다.
두산 타자들은 잠에서 깨어났다. 오재원과 이원석, 최준석은 3차전에서 나란히 안타를 쳤다. 영양가도 컸다.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두산의 최주환은 19일 플레이오프 LG와 3차전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홍성흔을 대신해 4회 타석에 들어간 그는 6회 쐐기 결승타를 때렸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두산이 승부를 뒤집은 3회,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냈다. 2-1로 앞선 3회 1사 1루에서 최준석은 깨끗한 좌전안타를 쳐, 1,3루의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타석에 선 이원석은 3루 베이스 안쪽으로 빠지는 깊숙한 2루타를 치며 3루 주자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1점은 꽤 컸다.

최준석과 이원석, 오재원의 타격 활약을 계속 이어졌다. 4회와 5회, 7회 등 타석에 들어섰을 때 어떻게든 출루에 성공했다. 1점이 귀한 두산에게 찬스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여기에 또 다른 ‘0할 타자’ 최주환까지 한방을 날렸다. 4회부터 홍성흔 대신 그라운드에 들어간 최주환은 4회 2사 1,3루 기회를 놓쳤지만, 6회 2사 1,2루에서 우전안타를 날리며 두산의 5번째 득점을 올렸다. 4-3으로 쫓기던 상황에서 터진 귀중한 1점이었다.
이 4명이 3차전에서 합작한 기록은 12타수 4안타 4볼넷 2타점이었다. 앞선 2경기에서 볼넷 5개만 얻은 게 전부였던 걸 고려하면 괄목할 성적이다.
LG는 두산과 대조적이었다. 오지환과 이진영이 한 차례씩 출루는 했지만, 타격 부진을 씻지 못했다. 이진영의 안타는 있었지만 다소 늦게 터졌다.

LG의 이진영은 19일 플레이오프 두산과 3차전에서 9회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적시타를 때렸다. 플레이오프 첫 안타였다. 하지만 다소 늦게 터졌다. 그의 한방은 5회 터졌어야 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이진영은 경기 중반까지 3번타자로서 제 몫을 못했다. 1회 볼넷을 얻어 출루했지만, 그 이후부터 배트는 참 차가웠다. 3회 1루 땅볼로 물러난 이진영은 5회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박용택과 김용의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1-4로 뒤진 LG가 추격의 불씨를 당길 시점이었다. 하지만 이진영은 1루 땅볼을 치는데 그쳤다.
마지막 타석에서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3-5로 뒤진 9회 1사 3루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로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LG의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정성훈과 이병규(9번)의 연속 안타가 터졌지만, 두산 외야수의 정확한 홈 송구로 잇달아 아웃됐다. 김용의로 시작된 불씨를 되살렸지만, 끝내 동점으로 만들어 내지 못했다.
오지환도 다르지 않았다. 3타수 무안타, 그의 배트는 전혀 뜨겁지 않았다. 2회와 4회, 8회 배트에 공을 맞혔지만 멀리 뻗지 않고 두산 야수의 글러브에 잡혔다. 그나마 6회 사구에 이은 도루, 그리고 폭투로 득점을 올린 게 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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