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임성일 기자] 서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30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인천 선수들과 포항 선수들이 서로 엇갈리며 인사를 나눌 때, 인천의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은 포항의 ‘핫’ 플레이어 이명주의 머리를 툭 쳤다. 지난 6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마지막 3차전 때 함께 대표팀에 소집돼 어느 정도 친분이 있던 김남일과 이명주다.
김남일과 이명주의 대결은, 28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포항전의 전체적인 키를 쥐고 있는 포인트였다. 인천이나 포항 모두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보다는 전체적인 짜임새로 상대를 압박하는 컬러임을 감안할 때 중원의 핵심인 김남일과 이명주의 ‘신구 미드필더’ 싸움은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승부처였다. 결과는 형님의 승리였다.
인천과 포항이 28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에서 2골씩 주고받으면서 2-2로 비겼다. 인천이 전반 38분 이천수의 선제골, 후반 27분 박태민의 추가골로 앞서갔으나 박성호가 후반 31분과 추가시간에 거푸 2골을 터뜨리면서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나 김남일은 포항 후배들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과연 노련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인천이 전체적인 주도권을 잃지 않았던 것은 베테랑 조타수 김남일의 공이 컸다. 돌을 들추거나 괴어서 흐르는 물길을 바꿔주듯, 김남일은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해 흐름을 인천 쪽으로 넘어가게 하거나, 노련한 패스로 공격에 탄력을 받게 했다.
특별히 몸싸움이 많지 않았다. 상대와 접촉하기 전에 공을 끊어 내거나, 공은 지나가도 상대는 지나가지 못하도록 효과적인 맨마킹을 선보였다. 하지만 몸을 던져야하는 상황에서의 슬라이딩은 과감했는데, 정확하고 부드러웠으니 휘슬 소리는 좀처럼 울리지 않았다.
무리하는 동작이 없었다. 자신이 직접 가로챌 수 없는 공이라면 굳이 다가서지 않았다. 대신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동료 선수가 함께 압박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에 충실했고 이후 쫓기는 상대에게서 편히 공격권을 빼앗던 장면이 여럿이다. 전체적인 경기의 ‘맥’을 짚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남일의 노련한 운영에 포항 선수들이 적잖이 고전했다. 포항은 미드필더 운영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팀이다. 중원의 힘겨루기에서 포항을 쉽게 다룰 수 있는 팀은 흔치가 않다. 하지만 이날 인천은 달랐다. 모든 공이 김남일에게 향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으나,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분명했다.
노련한 ‘닌자’ 같았다. 언제 어느 곳이건,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는 김남일이 있었다.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나타나 상대의 맥을 빠지게 했다. ‘진공청소기’로 통했던 예전의 터프함이 무기는 아니었다. 부드럽게 ‘슥’ 나타나 가볍게 ‘톡’ 공을 컨트롤하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인천이 갖도록 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체득된 경험이다.
김남일은 종료 2분을 남겨두고 손대호와 교체아웃됐다. 하필 김남일이 나간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때문에 김남일의 활약상은 아쉽게 빛이 바랬다. 하지만 세월을 잊은 듯한 김남일의 플레이는 충분히 빛났다.
[lastuncle@maekyung.com]
김남일과 이명주의 대결은, 28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포항전의 전체적인 키를 쥐고 있는 포인트였다. 인천이나 포항 모두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보다는 전체적인 짜임새로 상대를 압박하는 컬러임을 감안할 때 중원의 핵심인 김남일과 이명주의 ‘신구 미드필더’ 싸움은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승부처였다. 결과는 형님의 승리였다.
김남일의 플레이는 역시 노련했다. 무리하지 않은 채 경기의 맥을 끊는 노련함으로 포항의 젊은 미드필더들을 제압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과연 노련했다.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인천이 전체적인 주도권을 잃지 않았던 것은 베테랑 조타수 김남일의 공이 컸다. 돌을 들추거나 괴어서 흐르는 물길을 바꿔주듯, 김남일은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해 흐름을 인천 쪽으로 넘어가게 하거나, 노련한 패스로 공격에 탄력을 받게 했다.
특별히 몸싸움이 많지 않았다. 상대와 접촉하기 전에 공을 끊어 내거나, 공은 지나가도 상대는 지나가지 못하도록 효과적인 맨마킹을 선보였다. 하지만 몸을 던져야하는 상황에서의 슬라이딩은 과감했는데, 정확하고 부드러웠으니 휘슬 소리는 좀처럼 울리지 않았다.
무리하는 동작이 없었다. 자신이 직접 가로챌 수 없는 공이라면 굳이 다가서지 않았다. 대신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동료 선수가 함께 압박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에 충실했고 이후 쫓기는 상대에게서 편히 공격권을 빼앗던 장면이 여럿이다. 전체적인 경기의 ‘맥’을 짚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남일의 노련한 운영에 포항 선수들이 적잖이 고전했다. 포항은 미드필더 운영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팀이다. 중원의 힘겨루기에서 포항을 쉽게 다룰 수 있는 팀은 흔치가 않다. 하지만 이날 인천은 달랐다. 모든 공이 김남일에게 향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으나,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은 분명했다.
노련한 ‘닌자’ 같았다. 언제 어느 곳이건, 필요한 때와 장소에서는 김남일이 있었다. 상대가 눈치 채지 못하게 나타나 상대의 맥을 빠지게 했다. ‘진공청소기’로 통했던 예전의 터프함이 무기는 아니었다. 부드럽게 ‘슥’ 나타나 가볍게 ‘톡’ 공을 컨트롤하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인천이 갖도록 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체득된 경험이다.
김남일은 종료 2분을 남겨두고 손대호와 교체아웃됐다. 하필 김남일이 나간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때문에 김남일의 활약상은 아쉽게 빛이 바랬다. 하지만 세월을 잊은 듯한 김남일의 플레이는 충분히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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