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6월, 삼성과의 일전을 앞둔 태평양 돌핀스 정동진 감독이 대구구장 더그아웃 벽에 기댄 채 먼 하늘을 보며 고민에 빠져있다. 아니 고민이라기보다는 고뇌하고 있다고 보는 게 나을 듯하다. 기자의 날카로운 카메라 셔터 소리가 귀를 울렸지만 정 감독은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고뇌하고 있었다. 보다 못한 기자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라고 묻자 그제서야 깜짝 놀라며 기자의 접근을 알아챘다. 정 감독은 이내 “감독이란 직업은 고민으로 시작해서 고민으로 끝나는 거야” 라며 인자한 웃음과 함께 심오한 뜻이 담긴 한 마디를 남겼다. 모든 프로야구 감독들이 그렇듯 성적이 좋던 나쁘던 승부의 결과에 대해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바로 감독이다. 매일 매일 벌어지는, 피를 말리는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스트레스를 감수해야하는 이 역시 감독이다.
1994년은 정동진 감독에게는 최고의 해였다. 1992년 태평양 돌핀스의 지휘봉을 잡은 정 감독은 부임 첫 해와 그 이듬해는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1994년 정민태 정명원 등 에이스들이 부상에서 회복되면서 연일 승승장구를 하면서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정 감독이 시즌 내내 고민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이다. 이 성적은 태평양 돌핀스 창단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연패를 당해 우승의 꿈은 접어야했다.
태평양 돌핀스는 1995년 현대에 매각됐고 이듬해인 1996년 현대 유니콘스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정동진 감독은 계약 만료로 감독직을 김재박 코치에게 넘겨주고 팀을 떠나야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현 기자 / basser@maekyung.com]
1994년은 정동진 감독에게는 최고의 해였다. 1992년 태평양 돌핀스의 지휘봉을 잡은 정 감독은 부임 첫 해와 그 이듬해는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1994년 정민태 정명원 등 에이스들이 부상에서 회복되면서 연일 승승장구를 하면서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정 감독이 시즌 내내 고민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이다. 이 성적은 태평양 돌핀스 창단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하지만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연패를 당해 우승의 꿈은 접어야했다.
태평양 돌핀스는 1995년 현대에 매각됐고 이듬해인 1996년 현대 유니콘스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지만 정동진 감독은 계약 만료로 감독직을 김재박 코치에게 넘겨주고 팀을 떠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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