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야구장의 ‘도도녀’ 윤태진 아나운서(27 KBS N, 이하 직함 생략). 사실은 털털하고 손길이 많이 가는 그녀다. 어지러운 윤태진의 책상은 항상 동기 정인영 아나운서가 정리해준다고 한다.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미소가 예쁜 윤태진이다. 야구장에 대한 생각도 분명하다. "더그아웃은 선수들만의 공간"이라고 잘라 말하는 윤태진은 "야구장에서는 선수가 가장 돋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번의 포기가 있었기에 또 포기했다는 느낌이 싫다는 윤태진. 지난 시즌 야구장을 집과 같이 생각하며 온 열정을 야구에 쏟아 부었다.
‘도도한 이미지? No!’
말없이 얌전한 것뿐이었는데 차가운 이미지로 굳혀졌다. 그러나 사실은 장난기 많고 털털한 그녀다.
윤태진은 “실제로는 허당이고 털털하다. 주변 사람은 내 성격을 잘 알지만,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나를 차가운 사람으로 알고 있다. 소문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수 없어 답답하긴 하지만, 나에 대해 궁금해 하고 다가온다면 내 본래의 성격을 보여줄 수 있다”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윤태진 인터넷 관련 검색어에 ‘윤태진 담배’가 뜬다. 윤태진은 호탕하게 웃은 뒤 “내가 야구장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봤다는 소문이 있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가끔 선배들이 담배를 태우시기 전에 ‘태진아, 라이터 좀 줘봐’라고 농담할 정도로 그냥 넘어간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윤태진은 웃음이 많다.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밝은 미소로 화답하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나 야구장에서만큼은 달랐다. 매우 조심스럽다.
윤태진은 “더그아웃은 선수들만의 공간이다. 그래서 조용히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었다. “내가 말하는 곳이 아니다. 되도록 많이 들으려고 한다. 선수들한테 가벼운 목례 정도만 것도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차갑게 보였나보다”라며 자신에게 굳어진 이미지에 대해 털어놨다.
속상할 법도 하다. 그러나 윤태진은 최대한 선수들의 공간을 존중해주고 싶었다. 윤태진은 “야구장은 내가 아닌 선수들이 주목받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내 말을 줄이고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태진은 “내가 안 좋게 보는 행동은 다른 이가 봤을 때도 좋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되도록 선수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무용, 내 인생의 전부였다.’
윤태진은 4살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무용을 했다.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무용만 했다. 그녀에게 있어 무용은 인생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다. 윤태진은 “하루일과가 춤에서 시작해서 춤으로 끝났다. 무용과 교수의 꿈도 꿨지만, 유복한 가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이 컸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무용을 하기 위해 부모님과 합의를 봐야했다. 윤태진은 “부모님께서 무용을 계속하고 싶으면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국립국악고에 입학하라고 하셨다. 타학교와 달리 레슨비, 의상비 등의 부담이 없이 기본 학비만 부담하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을 둥 살 둥 연습해서 국립국악고에 입학했다”라고 했다.
고등학교에서 무용의 꿈을 이어온 윤태진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또 다른 장벽이 있었다. 예체능과의 등록금은 만만치 않았다. 윤태진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했다. 개인 시간이 없었지만 무용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
우여곡절이 있었던 만큼 무용은 윤태진에게 무엇보다 애틋했다. 그러나 대학원 진학은 대학과 달랐다. 윤태진은 “대학원의 학비가 대학과 차원이 달랐다. 좋아서 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나는 내가 돈을 버는 입장이었기에 학비를 내는 것이 어려웠다”라며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미래를 생각했다. 조교를 하고 선생님도 해야 했다. 그러나 더 이상 부모님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윤태진은 방향을 틀었다. 대학시절 ‘미스 춘향선발대회’에서 수상한 이후 몇 번 방송 출연을 한 것이 인연이 됐다. 방송인의 길을 택했다. 윤태진은 “연예인은 자신이 없었다. 아나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고민만하기 보다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이 앞섰다”라고 전했다.
윤태진은 친구들의 추천으로 아나운서의 길에 올라섰다. 불안했지만 또 한 번의 포기가 싫었다는 그녀다.
‘지난 시즌은 나에게 기회였다.’
야구장이 일터인 윤태진은 지난해에 야구와 더 가까워졌다. 정인영 아나운서와 3일 로테이션으로 돌며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몸은 지쳤지만 책임감과 하고자하는 의지 덕분에 한 발자국 더 앞서갔다.
윤태진은 “지난 시즌은 내가 야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자고일어나면 야구장이었다. 쉬었다가 야구장에 가야지하는 여유가 없었다”라며 “호되게 배우면서 확 늘었다. 아직 모자른 부분이 많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훨씬 커졌다”라고 말했다.
복잡한 야구룰은 공부의 연속이었다. 야구팬들의 질타도 받아들여야 했다. 윤태진은 “신입 때 잦은 실수 때문에 야구팬들에게 혼난 적이 많다. 쏟아지는 질타에 위축되기도 했고 가끔은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무서웠다. 그러나 내 방송에 대해 모니터를 하니 질책을 들을만 하더라. 그 때부터 질책이 아닌 조언으로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고쳐갔다”라며 팬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했다.
일에 대한 집착 때문에 휴가도 포기하고 야구장을 택했다. 일복이 터졌다는 윤태진은 “야구의 인기는 최고다. 야구팬들도 전문가다. 칭찬과 격려도 많지만 질책도 그만큼 많다. 하지만 야구의 전문성을 위해 내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놓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것이 야구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선수를 돋보이게 하라.’
윤태진은 수훈선수 인터뷰에 즐거움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선수들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만큼은 심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에서다.
야구장에서는 선수가 가장 돋보여야 한다는 윤태진은 “경기 중 실수한 부분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사람도 선수 자신이다. 야구장을 나가면 스스로가 느끼는 고생이 더 많을 것이다. 인터뷰를 하는 순간만큼은 즐거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윤태진은 수훈선수 인터뷰 후 그 선수의 이름이 검색어에 오르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윤태진은 “이게 바로 내 역할이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뷰를 하는데에 있어 ‘아는 척하지 말라’가 윤태진의 철칙이다. 윤태진은 “나보다 야구팬들이 선수에 대해 잘 알 수도 있다. 또 선수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과 컨디션을 더 잘 안다. 나는 최대한 간결하게 질문해 선수의 입에서 답변을 끌어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야구팬 입장으로 마이크를 잡기도 한다. 윤태진은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것도 내 역할이다”라며 “김석류 선배와 故송지선 선배 같은 분들이 이 길을 이끌어줬기 때문에 열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직 배울게 많아 중간에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라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gioia@maekyung.com]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미소가 예쁜 윤태진이다. 야구장에 대한 생각도 분명하다. "더그아웃은 선수들만의 공간"이라고 잘라 말하는 윤태진은 "야구장에서는 선수가 가장 돋보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번의 포기가 있었기에 또 포기했다는 느낌이 싫다는 윤태진. 지난 시즌 야구장을 집과 같이 생각하며 온 열정을 야구에 쏟아 부었다.
도도한 이미지의 윤태진 아나운서는 본래 웃음이 많고 쾌활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말없이 얌전한 것뿐이었는데 차가운 이미지로 굳혀졌다. 그러나 사실은 장난기 많고 털털한 그녀다.
윤태진은 “실제로는 허당이고 털털하다. 주변 사람은 내 성격을 잘 알지만,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나를 차가운 사람으로 알고 있다. 소문에 의존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수 없어 답답하긴 하지만, 나에 대해 궁금해 하고 다가온다면 내 본래의 성격을 보여줄 수 있다”라며 자신 있게 말했다.
윤태진 인터넷 관련 검색어에 ‘윤태진 담배’가 뜬다. 윤태진은 호탕하게 웃은 뒤 “내가 야구장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봤다는 소문이 있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가끔 선배들이 담배를 태우시기 전에 ‘태진아, 라이터 좀 줘봐’라고 농담할 정도로 그냥 넘어간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윤태진은 웃음이 많다.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밝은 미소로 화답하는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나 야구장에서만큼은 달랐다. 매우 조심스럽다.
윤태진은 “더그아웃은 선수들만의 공간이다. 그래서 조용히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었다. “내가 말하는 곳이 아니다. 되도록 많이 들으려고 한다. 선수들한테 가벼운 목례 정도만 것도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차갑게 보였나보다”라며 자신에게 굳어진 이미지에 대해 털어놨다.
속상할 법도 하다. 그러나 윤태진은 최대한 선수들의 공간을 존중해주고 싶었다. 윤태진은 “야구장은 내가 아닌 선수들이 주목받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내 말을 줄이고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태진은 “내가 안 좋게 보는 행동은 다른 이가 봤을 때도 좋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되도록 선수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무용이 전부였던 윤태진 아나운서는 또 한 번의 실패가 싫어 야구에 온 열정을 부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윤태진은 4살 때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무용을 했다.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무용만 했다. 그녀에게 있어 무용은 인생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했다. 윤태진은 “하루일과가 춤에서 시작해서 춤으로 끝났다. 무용과 교수의 꿈도 꿨지만, 유복한 가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이 컸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무용을 하기 위해 부모님과 합의를 봐야했다. 윤태진은 “부모님께서 무용을 계속하고 싶으면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국립국악고에 입학하라고 하셨다. 타학교와 달리 레슨비, 의상비 등의 부담이 없이 기본 학비만 부담하면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을 둥 살 둥 연습해서 국립국악고에 입학했다”라고 했다.
고등학교에서 무용의 꿈을 이어온 윤태진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또 다른 장벽이 있었다. 예체능과의 등록금은 만만치 않았다. 윤태진은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했다. 개인 시간이 없었지만 무용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기쁨에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
우여곡절이 있었던 만큼 무용은 윤태진에게 무엇보다 애틋했다. 그러나 대학원 진학은 대학과 달랐다. 윤태진은 “대학원의 학비가 대학과 차원이 달랐다. 좋아서 하는 친구들이 많았지만, 나는 내가 돈을 버는 입장이었기에 학비를 내는 것이 어려웠다”라며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미래를 생각했다. 조교를 하고 선생님도 해야 했다. 그러나 더 이상 부모님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윤태진은 방향을 틀었다. 대학시절 ‘미스 춘향선발대회’에서 수상한 이후 몇 번 방송 출연을 한 것이 인연이 됐다. 방송인의 길을 택했다. 윤태진은 “연예인은 자신이 없었다. 아나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려운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고민만하기 보다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이 앞섰다”라고 전했다.
윤태진은 친구들의 추천으로 아나운서의 길에 올라섰다. 불안했지만 또 한 번의 포기가 싫었다는 그녀다.
지난 시즌 야구장을 집 같이 생각했던 윤태진 아나운서는 야구에 애뜻함을 가지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야구장이 일터인 윤태진은 지난해에 야구와 더 가까워졌다. 정인영 아나운서와 3일 로테이션으로 돌며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몸은 지쳤지만 책임감과 하고자하는 의지 덕분에 한 발자국 더 앞서갔다.
윤태진은 “지난 시즌은 내가 야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자고일어나면 야구장이었다. 쉬었다가 야구장에 가야지하는 여유가 없었다”라며 “호되게 배우면서 확 늘었다. 아직 모자른 부분이 많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훨씬 커졌다”라고 말했다.
복잡한 야구룰은 공부의 연속이었다. 야구팬들의 질타도 받아들여야 했다. 윤태진은 “신입 때 잦은 실수 때문에 야구팬들에게 혼난 적이 많다. 쏟아지는 질타에 위축되기도 했고 가끔은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무서웠다. 그러나 내 방송에 대해 모니터를 하니 질책을 들을만 하더라. 그 때부터 질책이 아닌 조언으로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고쳐갔다”라며 팬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했다.
일에 대한 집착 때문에 휴가도 포기하고 야구장을 택했다. 일복이 터졌다는 윤태진은 “야구의 인기는 최고다. 야구팬들도 전문가다. 칭찬과 격려도 많지만 질책도 그만큼 많다. 하지만 야구의 전문성을 위해 내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만큼 놓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것이 야구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윤태진 아나운서는 "야구장에서 가장 돋보여야 하는 사람은 바로 선수들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윤태진은 수훈선수 인터뷰에 즐거움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선수들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만큼은 심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이유에서다.
야구장에서는 선수가 가장 돋보여야 한다는 윤태진은 “경기 중 실수한 부분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 사람도 선수 자신이다. 야구장을 나가면 스스로가 느끼는 고생이 더 많을 것이다. 인터뷰를 하는 순간만큼은 즐거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윤태진은 수훈선수 인터뷰 후 그 선수의 이름이 검색어에 오르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윤태진은 “이게 바로 내 역할이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뷰를 하는데에 있어 ‘아는 척하지 말라’가 윤태진의 철칙이다. 윤태진은 “나보다 야구팬들이 선수에 대해 잘 알 수도 있다. 또 선수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과 컨디션을 더 잘 안다. 나는 최대한 간결하게 질문해 선수의 입에서 답변을 끌어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야구팬 입장으로 마이크를 잡기도 한다. 윤태진은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것도 내 역할이다”라며 “김석류 선배와 故송지선 선배 같은 분들이 이 길을 이끌어줬기 때문에 열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직 배울게 많아 중간에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라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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