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자칫 무적신세가 될 뻔했다. 적잖은 나이(34)를 생각했을 때 올 시즌을 그냥 접어버린다면 사실 다음 시즌도 보장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너무도 어렵게 그리고 감사하게도 찾은 길이기에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수 없다. 독이 잔뜩 올랐다.
이탈리아의 장신 스트라이커 루카 토니와 빗대 ‘루카 후니’라는 애칭으로 통했던 정성훈이 경남FC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 소속이던 정성훈은 지난 7월 중순, 갑작스럽게 구단과 결별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일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인완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전에 입단했으나 내부적인 마찰로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정성훈이다.
스스로는 “지난 일을 들추고 싶지는 않다”는 말로 언급을 자제했으나 안에서 곪았던 것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과정에서 정성훈은 서로의 합의 하에 결별을 택했다. ‘합의’이기는 했으나 과정도 섭섭한 면이 적잖다. 다 떠나, 여름 이적시장 마감(7월31일)이 보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던 상황에서야 FA자격을 얻었으니 갈 곳이 막막했다.
정성훈은 “사실 많이 답답했다. 몸 상태는 자신 있었지만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올해를 그대로 접어야했으니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아이들을 처갓집에 보내고 아내와 둘이 지내면서 운동에만 전념했다”면서 “나보다 아내의 마음고생이 컸다”는 말로 짧지만 길었던 지난 2주를 회상했다.
그렇게 어둡던 터널은 마감 직전, 극적으로 빛줄기를 보여주었다.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7월30일, 경남FC와의 계약이 체결되면서 정성훈은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정성훈은 “기회를 준 경남에게, 날 받아준 안종복 대표이사님께 진심으로 고맙다. 고마움의 표시는 앞으로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는 굳은 각오를 전했다.
정성훈은 구단에 백지위임을 했다. 돈을 가지고 이야기할 시간도 상황도 아니었다. 돈이 중요하지도 않았다. 그는 “5개월이 지난 뒤 당당하게 내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구단 측도 올해 활약이 좋으면 내년에 무조건 같이 간다는 약조를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 악물고 뛰어야한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경남FC 소속이 된 정성훈에게 ‘5개월’이란 8월부터 12월까지, 남은 2013년을 말한다. 그는 “독이 오를 만큼 오른 것 같다”며 “5개월 동안 숙소에 박혀 나오지 않을 생각이다. 와이프한테도 (창원에)내려오지 말라고 전했다. 서로, 5개월만 참아보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2002년 데뷔한 프로 13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의 자세로 뛰겠다는 뜻이다.
쉬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고 몸을 만들어 놓고 있었기에 필드를 밟을 준비는 되어 있다. 빠르면 3일 부산 원정부터 출전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정성훈은 “(7월)31일부터 내려와서 2군 선수들과 운동하고 있다. 정말, 뛰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말로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했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지난 2~3주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허송세월했던 올 시즌의 기억들을 다 되갚겠다는 의지로 충만이다.
경남으로서도 정성훈의 가세는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보산치치 부발로 김형범 이재명 등 공격 쪽의 자원들은 많으나 전방의 타깃맨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또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묶어줄 노련한 베테랑의 리더십도 아쉽다. 정성훈이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 적임자였는지는 5개월 뒤 판가름 난다.
정성훈은 “경남과 계약한 뒤 아내가 많이 울었다”며 웃었다. 그 짧은 문장과 그 속의 상반된 감정을 통해 정성훈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넉살 좋은 말주변과 선하고도 환한 웃음 때문에 마냥 사람 좋은 인상만 있던 정성훈이지만 그 이면의 승부욕을 아는 사람은 안다. 그 독기를 이번에는 제대로 쏟아낼 참이다. 정성훈의 소식은 5개월 뒤 다시 전할 참이다.
[lastuncle@maekyung.com]
이탈리아의 장신 스트라이커 루카 토니와 빗대 ‘루카 후니’라는 애칭으로 통했던 정성훈이 경남FC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 소속이던 정성훈은 지난 7월 중순, 갑작스럽게 구단과 결별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일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인완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전에 입단했으나 내부적인 마찰로 좀처럼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정성훈이다.
경남FC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정성훈이 독을 품었다. 5개월 동안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참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정성훈은 “사실 많이 답답했다. 몸 상태는 자신 있었지만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올해를 그대로 접어야했으니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아이들을 처갓집에 보내고 아내와 둘이 지내면서 운동에만 전념했다”면서 “나보다 아내의 마음고생이 컸다”는 말로 짧지만 길었던 지난 2주를 회상했다.
그렇게 어둡던 터널은 마감 직전, 극적으로 빛줄기를 보여주었다.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둔 7월30일, 경남FC와의 계약이 체결되면서 정성훈은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다. 정성훈은 “기회를 준 경남에게, 날 받아준 안종복 대표이사님께 진심으로 고맙다. 고마움의 표시는 앞으로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는 굳은 각오를 전했다.
정성훈은 구단에 백지위임을 했다. 돈을 가지고 이야기할 시간도 상황도 아니었다. 돈이 중요하지도 않았다. 그는 “5개월이 지난 뒤 당당하게 내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구단 측도 올해 활약이 좋으면 내년에 무조건 같이 간다는 약조를 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 악물고 뛰어야한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경남FC 소속이 된 정성훈에게 ‘5개월’이란 8월부터 12월까지, 남은 2013년을 말한다. 그는 “독이 오를 만큼 오른 것 같다”며 “5개월 동안 숙소에 박혀 나오지 않을 생각이다. 와이프한테도 (창원에)내려오지 말라고 전했다. 서로, 5개월만 참아보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2002년 데뷔한 프로 13년차의 베테랑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의 자세로 뛰겠다는 뜻이다.
쉬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고 몸을 만들어 놓고 있었기에 필드를 밟을 준비는 되어 있다. 빠르면 3일 부산 원정부터 출전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정성훈은 “(7월)31일부터 내려와서 2군 선수들과 운동하고 있다. 정말, 뛰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말로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했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지난 2~3주를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허송세월했던 올 시즌의 기억들을 다 되갚겠다는 의지로 충만이다.
경남으로서도 정성훈의 가세는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보산치치 부발로 김형범 이재명 등 공격 쪽의 자원들은 많으나 전방의 타깃맨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또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묶어줄 노련한 베테랑의 리더십도 아쉽다. 정성훈이 조건들을 두루 갖췄다. 적임자였는지는 5개월 뒤 판가름 난다.
정성훈은 “경남과 계약한 뒤 아내가 많이 울었다”며 웃었다. 그 짧은 문장과 그 속의 상반된 감정을 통해 정성훈의 각오를 엿볼 수 있다. 넉살 좋은 말주변과 선하고도 환한 웃음 때문에 마냥 사람 좋은 인상만 있던 정성훈이지만 그 이면의 승부욕을 아는 사람은 안다. 그 독기를 이번에는 제대로 쏟아낼 참이다. 정성훈의 소식은 5개월 뒤 다시 전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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