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임성일 기자] 전북이 최강희 감독의 복귀전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4-0 대승, 한동안 실종됐던 ‘닥공 DNA’도 되살아났다. 최상의 결말이었다.
전북이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케빈과 이동국이 각각 2골씩 뽑아내는 활약을 앞세워 4-0 완승을 거뒀다. 최근 2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동시에 다시 전주성으로 돌아온 최강희 감독에게 귀한 선물을 안겼다. 반면 경남 사령탑 데뷔전에서 대전을 상대로 6-0 완승을 거뒀던 페트코비치 감독은 두 번째 경기에서 쓴 잔을 마셨다.
최강희 감독이 복귀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잠자고 있던 닥공 DNA까지 폭발하면서 최상의 결말을 이끌어냈다. 사진(전주)= 옥영화 기자 |
경남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부임 후 “무조건 상위리그로 간다”는 다짐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었다. 지난 경기에서 경남답지 않은 공격력으로 무려 6골을 뽑아내면서 완승을 거둔 상승세를 이을 필요가 있었다.
실상 전반은 전북이 고전했던 경기다. 최근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선수들의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최강희 감독의 복귀전이라는 부담도 발목을 잡는 분위기였다. 이 답답함을 풀어준 인물은 케빈이었다.
전반 44분 레오나르도가 왼쪽 측면에서 방향을 접고 오른발로 올린 크로스를 케빈이 수비수를 붙인 상태에서 높은 타점의 헤딩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선제골이 부담을 덜어줬다면, 추가골은 잠자던 전주성을 깨운 촉매제였다.
후반 11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수비수의 머리를 맞고 나온 것을 가로 챈 케빈이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면서 단독 질주 후 오른발로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필드를 미끄러지던 케빈의 세리머니와 함께 전북 팬들도, 전북의 동료들도 몸이 뜨거워졌다.
바통은 이동국이 이어받았다. 후반 24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이동국은 수비수와의 끈질긴 소유권 다툼에서 승리한 뒤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케빈의 두 번째 골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최강희 감독의 애제자다운 선물을 안긴 셈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동국은 후반 30분 다시 불을 뿜었다. 다시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이동국은 수비수를 한명 제치고 각이 없는 상황에서 왼발 터닝 슈팅으로 반대편 골망을 흔들었다. 중앙에서 기다리고 있던 케빈에게 내주는 척하면서 본인 스스로 결정지으면서 개인 통산 150골을 만들었다.
이것으로 승부는 끝이 났다. 경남으로서는 경기 내적 흐름을 바꿀 수도, 외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도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중후반 이후부터는 선수들을 교체하면서 여유로운 운영으로 다음까지 도모할 수 있었다. 1년6개월만의 컴백, 본인도 선수들도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이었을 경기에서 최상의 그림을 그린 전북과 최강희 감독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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