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이례적으로 훈련 때도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이장’의 컴백을 앞두고 수많은 시선이 ‘봉동’으로 집중됐다. 그만큼 최강희 감독의 전북 사령탑 복귀전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최강희 감독이 전북으로 돌아와 프로팀 감독으로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2011년 전북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뒤 한동안 멀어졌던 K리그에 1년 6개월만의 컴백이다. 최강희 감독도, 전북 선수들도, 전북 팬들도 그리고 일반 K리그 팬들도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주목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복귀전이라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큰 경기인데 마침 상대가 흥미롭다. 최강희 감독도 페트코비치 감독도 놓칠 수 없는 한판 승부다. 사진= MK스포츠 DB |
당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최강희 감독은 팀이 4-5로 패하자 굳은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이튿날은 27일, 전북 구단은 “최강희 감독이 30일 경남과의 홈경기부터 지휘봉을 잡는다”고 발표했다. 최강희 감독은 “팀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 개인적인 욕심을 부려 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는 말로 조기복귀 결정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복귀 자체만으로 충분히 귀추가 주목되는데 매치업 상대가 또 흥미롭다.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경남FC다.
페트코비치는 이미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23일 대전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신고식을 치른 페트코비치 감독은 무려 6-0 대승을 거두면서 화끈한 축포 속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1경기만 가지고 왈가왈부하기는 어려우나 경남 선수들의 자세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대전의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할 때 아직 페트코비치 체제에 대한 평가는 조심스럽다. 그 다음 상대가 마침 전북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를 상대로 평가를 받는다는 측면에서도 전북은 적격이고 모든 팀들에게 부담스러운 전주성 원정이라는 것도 달라진 경남FC를 바라보기에 조건이 좋다. 여기에 경남을 짓누르는 징크스도 끼어있다. 경남은 상대전적 1무8패로 철저하게 전주 원정에서 전북에게 열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에는 5연패 중이다. 끊어야하는 사슬이다.
전북도 경남도 놓칠 수 없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전북의 이유야 말할 것도 없다. ‘닥공’이라는 브랜드를 세우면서 전북을 리그 강호로 발돋움 시킨 스승 최강희 감독의 복귀전이니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떨어진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경남이라고 입장이 다르지 않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취임 상위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았고 “분명히 갈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전진해야한다. 14경기에서 승점 16점으로 10위에 그치고 있는 경남으로서는 갈 길이 멀고 바쁘다. 기본적으로 20점 고지는 빨리 넘어야 경쟁할 수 있다. 6-0이라는, 경남답지 않았던 대승의 분위기를 이어야한다.
이제 막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새 감독들의 충돌이다. 지도자도 선수들도 의욕 충만이다. 두 지도자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화끈한 난타전을 예상할 수 있어 또 흥미롭다. 최강희 주연의 복귀전이 페트코비치라는 조연을 만나 더욱 풍성해졌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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