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27일 3연승 길목에서 넥센 히어로즈에게 덜미를 잡혔다. 치고 올라갈 분위기를 조성하는가 싶었으나, 기세는 한풀 꺾였다.
SK는 1회 박정권의 희생 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2회 들어 선발 윤희상이 넥센의 강타선을 막지 못하고 대량 실점했다. 8회 3점을 뽑으며 뒤늦게 추격의 불씨를 당겼으나 힘이 약했다.
‘이번에는’이 아닌 ‘이번에도’가 된 윤희상은 시즌 최다인 7실점을 하며 평균자책점이 5점대(4.92)를 눈앞에 뒀다. 너무 일찍 무너진 윤희상의 부진이 패인이기도 했으나, 응집력 부족으로 몇 차례 주어진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 또한 뼈아팠다.
SK는 최근 득점이 특정 이닝에 편중되어 있다.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최근 7경기에서 SK는 30득점을 거뒀다. 경기당 평균 4.3득점이다.
SK는 8회에 가장 많은 9득점을 기록했다. 7회와 9회에도 각각 4득점과 2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반부인 7~9회에 딱 절반인 15득점을 했으니 뒷심이 참 매섭다.
그런데 눈에 띄는 건 1회다. SK는 첫 공격 기회에서 8회 다음으로 많은 8득점을 했다. 지난 25일과 26일 넥센전에서는 총 7득점 가운데 4득점을 1회에 뽑아냈다.
결국, SK는 1회와 7회, 8회, 9회에 23득점을 했다. 2회~6회까지 중반부 득점은 겨우 7득점이었다. 5회에는 아예 점수조차 못 냈다. 지나칠 정도로 편중됐다.
이 때문에 SK는 첫 공격에서 점수를 확 뽑거나, 답답한 흐름 속에 막바지 확 불타올랐다. 중간은 없었다. 이는 뒤집어 말해, 상대 선발 투수 공략에 애를 먹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SK는 7경기에서 상대 선발투수를 5회 이내 조기 강판시킨 건 딱 1번이었다.
특정 이닝의 득점 비율이 높다는 게 꼭 나쁜 건 아니다. 뒷심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정도가 있다. 식습관에서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듯 득점 분포도 어느 정도 고르게 이뤄져야 하는데, 최근 SK의 행보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너무 지나칠 정도다.
“우리에게도 올라갈 찬스는 온다”며 굳게 믿고 있는 SK, 그렇기 위해선 스스로 지나치게 편중된 잘못된 ‘득점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SK 와이번스의 최근 7경기 이닝별 득점
1회 – 8득점
2회 – 1득점
3회 – 2득점
4회 – 1득점
5회 – 0득점
6회 – 1득점
7회 – 4득점
8회 – 9득점
9회 – 2득점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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