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11년째 숙원인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0년의 암흑기 동안 성적과 흥행의 상관관계에서 변두리 팀이었던 LG가 주춤했던 프로야구 흥행의 선두주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LG는 지난 10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6-6-6-8-5-8-7-6-6-7’ LG의 10년간 성적표다. 지울 수 없는 프로야구 신기록이다. 지독한 롤러코스터 시즌을 맞으며 ‘DTD(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불명예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LG는 지난 2003년 이후 무려 6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놨다를 반복했다. 오명의 역사를 대변하는 단적인 사례다.
올 시즌은 정말 달라진 것일까. LG의 신구 조화를 보면 답이 나온다. 현재 추세로는 반짝 돌풍은 아니다. 주전과 백업, 투타의 안정감이 탄탄하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삼성(3.75)을 넘어 전체 1위에 올라섰고, 팀 타율도 두산(0.284)에 불과 1리 뒤진 0.283을 기록하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일까지 LG의 성적은 놀랍다. 예년과 같은 롤러코스터를 반복했지만, 5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타더니 안정세에 접어든 분위기다. 최근 22경기서 18승4패, 8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고 있다.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8경기를 소화하며 단독 3위(33승25패)로 점프해 단독 선두 삼성 라이온즈(33승2무19패)와의 격차도 3경기로 줄였다. 4경기를 덜 소화한 삼성과 승수는 이미 같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올해는 NC 다이노스의 합류로 기형적인 9구단 체제로 첫 발을 내딛은 시즌이다. 또한 류현진(LA 다저스)의 메이저리그행과 박찬호의 은퇴 등 흥행 보증수표가 사라졌고,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흥행 요건에 제동을 걸고 있다.
그 결과는 올해 관중 동원 수치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초로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찍었던 흥행 기류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 16일까지 지난해 같은 경기수에 비해 13% 가량 관중수가 줄었고, NC 합류와 맞물린 롯데는 무려 40% 감소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LG의 겁 없는 진격은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LG의 신바람 돌풍이 빅마켓인 수도권 시장을 강타하면서 9구단 역풍을 최소화하고 있다.
LG는 가을야구에 대한 당위성과 책임감까지 떠안은 상태다. 현재 LG를 향한 엄청난 기대감은 한 순간에 배신과 좌절감으로 바뀔 수 있다. 11년 포스트시즌 실패의 후폭풍은 신바람보다 더 셀 수밖에 없다. 힘겨운 세대교체가 다시 패배주의의 역사로 변질될 수 있다.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도 직격탄이다.
김기태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해는 유광점퍼를 사셔도 좋습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60패’ 발언과는 상반되는 올 시즌의 자신감 표출이자 강한 의지였다.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만족도 방심도 없다”고 진격을 외치고 있다. LG가 가을야구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다. 페너트레이스는 길고 아직 여정이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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