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2013 시즌 프로야구 '돌풍의 핵'은 단연 넥센 히어로즈다. 지난 해 6위에 머무는 등 2008년 현대 유니콘스 인수 이후 줄곧 '꼴찌 후보'였던 넥센이 시즌 초반을 넘어선 6월10일 현재 당당히 선두권에 자리하고 있다. 3연패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와 공동 선두(32승1무18패)에 올라 있다.
더 이상 넥센에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이라 부르지 않는다. 이제는 강팀이라 불려도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하게끔 한다.
임호균 MK스포츠 칼럼리스트는 “투타에서 충분히 우승이 가능한 팀”이라며 “현재 어느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부분이 없다”고 넥센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팀 평균자책점 4.28(5위)인 넥센이지만 병살타 유도(54개, 2위)와 땅볼 비율 1.24(1위) 등 투수진의 내용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타선에선 다른 팀을 압도한다. 팀 타율 2할7푼6리(3위), 출루율 3할6푼4리(2위), 장타율 4할1푼8리(1위)로 가공할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타자들의 집중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앞선 주자가 있을 때 진루타율(0.452)이 가장 높은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 이성열을 중심으로 한 팀 홈런(48개)에서 단연 1위에 올라 있다. 이는 9개 구단 중 최다 득점(284점)으로 연결되고 있다.
넥센이 페넌트레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풀타임 소화가 적은 선수들이 많은 특성상 '체력 저하'와 '부상'에 따른 전열 이탈이다.
임호균 칼럼리스트는 “풀타임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관리는 물론 코칭스테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충고했다.
삼복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면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부상과 성적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구경백 IPSN 해설위원은 “현재 성적으로는 우승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백업 선수들이 얼마나 공급되느냐에 따라 판가름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더블 포지션이 완벽하게 될 수 있는 팀은 없지만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워줄 백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왼 팔꿈치 부상으로 출장수가 줄은 이성열 대신으로 중견수 이택근이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이택근의 야수 위치에 유한준이 투입돼 외야를 막았지만 또 다시 유한준을 대신해줄 선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넥센은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멀티 포지션 대비는 물론 주전과 백업의 선을 그어 선수 개개인에게 책임감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주전 선수들은 매 경기에 선발 출장할 준비를 했고 백업 선수들은 팀의 상황에 따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변수는 있는 법. 1,3루는 물론 외야수 백업까지 가능한 김민우가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함으로써 당장 이 자리를 채워야할 대안이 떠오르지 않고 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야구에는 정해진 것이 없다. 그렇기에 넥센의 우승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며 “단지 단기전 승부에서 집중력이 얼마만큼 뒷받침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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