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불똥 튄 육군 사관학교 입시…최근 하락세인 육사 선호도에 '악재'
‘12·3 계엄 사태’ 핵심 피의자들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드러나면서, 최근 하락세인 육사 선호도에 악재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사관학교 전문학원을 비롯한 입시학원들이 사관학교 대비반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입시학원은 수능이 끝난 지난달부터 재수를 준비하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반을 꾸리려다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작년엔 고1·고2 대상 특별반도 정원을 채웠지만, 올해엔 고3 특별반 정원이 미달인 수준입니다.
대치동의 한 수학 전문 학원은 예비 고1~고3 학생을 대상으로 사관학교 특별 겨울반 수업을 모집 중이지만, 당장 다음 주 개강을 앞두고 정원 축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수험생은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망설이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경기 성남에 사는 재수생 정 씨(18)는 해당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최근에 선호도가 낮아져 마음에 걸렸는데 계엄 사태가 계기가 됐다”며 “육사 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그냥 일반대를 가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육사에 대한 여러 비하 표현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주요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등 계엄 관련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군인들이 모두 육사 출신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육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육사TV’에 2달 전 올라온 체력경연대회 영상에는 “내란사관학교” “반란군 주역 양성이 목적인 학교” “당신들의 선배가 계엄을 건의했다”는 등의 댓글 100여 개가 달렸습니다.
입시업계에서는 "과거에 비해 낮아진 육사 선호도에 새로운 악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육사 입학처에 따르면 올해 7월 치른 1차 시험 경쟁률은 29.8대1로 지난 2020년 44.1대1보다 크게 낮아졌습니다.
육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초급장교 인력 부족, 재학 생도 사기 저하와 더불어 생도 양성에 투입된 국고 손실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육사에서 4년 간 생도 1명을 길러내는 데 드는 비용은 2억 7,037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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