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정년을 앞둔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를 40대 직원에게도 적용한 여당 국민의힘에 대법원이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지난달 28일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국민의힘 당직자 A 씨 등 2명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A 씨 등의 손을 들어준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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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당직자로 입사한 A 씨는 48살이 되던 2018년 당으로부터 임금피크제 전환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당시 당이 운영하던 '계급정년제'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7년까지 국민의힘은 경찰·군인과 같이 특정 직급에서 주어진 근무기간을 채운 뒤 승진하지 못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퇴직하는 계급정년제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부터 60살 정년이 시행되자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이 아닌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정당 당직자들도 60살 정년을 적용받게 됐습니다.
이후 당은 계급정년에 도달한 당직자를 퇴직시키는 대신 정년 도달 시점부터 60살까지 임금을 깎는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A 씨는 48살이 된 2018년 당시 1급 계급정년을 채워 더 이상 승진할 직급이 없는 상태였고, 당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A 씨의 급여를 매년 조금씩 줄여 임금피크 5년차부터는 정년까지 원래 받던 급여의 약 절반만 받도록 했습니다.
이에 A 씨, 그리고 같은 임금피크제 통보를 받은 황규필 전 국민의힘 총무국장은 부당한 제도라며 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국민의힘이 운영하는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두고 '연령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특정 연령집단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법원은 "정년연장을 통한 일자리 보장과 그에 따른 기업 재정 부담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설계하는 일반적 임금피크제와 달리 국민의힘의 임금피크제는 나이와 무관하게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다"며 "그 결과 국민의힘 당직자들은 평균적으로 50살만 돼도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법원은 국민의힘이 A 씨 등에게 부당한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당직자 수가 법적으로 제한돼 있는 만큼 계급정년 제도가 없으면 청년 신규채용을 할 수 없고,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통해 줄인 인건비도 신규채용에 썼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계급정년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결이 맞다며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이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위법·무효로 판단한 만큼 당은 제도 개선에 나설 전망입니다.
승소한 당직자 중 한 명인 황 전 국장은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아 근로자가 합당한 대우를 받고 일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MBN 취재 결과 2심 선고가 나온 뒤인 지난 8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당직자들과 만나 "이상한 임금피크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한 걸로도 알려졌습니다.
다만, 선고가 나온 뒤 국민의힘 관계자는 MBN과 통화에서 "계엄 사태 이후 한동훈 지도부가 무너진 상황에서 논의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승소를 확정한 당직자 두 명 외에 다른 전·현직 당직자 일부도 당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걸로 알려졌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
지난달 28일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국민의힘 당직자 A 씨 등 2명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A 씨 등의 손을 들어준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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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보도 - ‘임금피크제’ 악용한 국민의힘에 제동 건 법원 [법원 앞 카페]
40대 나이에 임금피크제 통보
1992년 당직자로 입사한 A 씨는 48살이 되던 2018년 당으로부터 임금피크제 전환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당시 당이 운영하던 '계급정년제'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017년까지 국민의힘은 경찰·군인과 같이 특정 직급에서 주어진 근무기간을 채운 뒤 승진하지 못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퇴직하는 계급정년제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부터 60살 정년이 시행되자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이 아닌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정당 당직자들도 60살 정년을 적용받게 됐습니다.
이후 당은 계급정년에 도달한 당직자를 퇴직시키는 대신 정년 도달 시점부터 60살까지 임금을 깎는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A 씨는 48살이 된 2018년 당시 1급 계급정년을 채워 더 이상 승진할 직급이 없는 상태였고, 당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A 씨의 급여를 매년 조금씩 줄여 임금피크 5년차부터는 정년까지 원래 받던 급여의 약 절반만 받도록 했습니다.
이에 A 씨, 그리고 같은 임금피크제 통보를 받은 황규필 전 국민의힘 총무국장은 부당한 제도라며 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부터 대법까지 모두 "위법"
대법원 (사진=연합뉴스)
1심과 2심 법원은 국민의힘이 운영하는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두고 '연령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특정 연령집단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법원은 "정년연장을 통한 일자리 보장과 그에 따른 기업 재정 부담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설계하는 일반적 임금피크제와 달리 국민의힘의 임금피크제는 나이와 무관하게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다"며 "그 결과 국민의힘 당직자들은 평균적으로 50살만 돼도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법원은 국민의힘이 A 씨 등에게 부당한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당직자 수가 법적으로 제한돼 있는 만큼 계급정년 제도가 없으면 청년 신규채용을 할 수 없고,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통해 줄인 인건비도 신규채용에 썼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계급정년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결이 맞다며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한동훈이 폐지 공언했지만…"지도부 붕괴로 올스톱"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계급정년 임금피크제를 위법·무효로 판단한 만큼 당은 제도 개선에 나설 전망입니다.
승소한 당직자 중 한 명인 황 전 국장은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아 근로자가 합당한 대우를 받고 일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MBN 취재 결과 2심 선고가 나온 뒤인 지난 8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당직자들과 만나 "이상한 임금피크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한 걸로도 알려졌습니다.
다만, 선고가 나온 뒤 국민의힘 관계자는 MBN과 통화에서 "계엄 사태 이후 한동훈 지도부가 무너진 상황에서 논의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승소를 확정한 당직자 두 명 외에 다른 전·현직 당직자 일부도 당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걸로 알려졌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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