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해도 살릴 수 없으니"… 동네 후배 살해 후 성매매한 60대

2심 "죄질이 상당히 불량해"… 원심 깨고 징역 13년 선고

동네 후배를 살해한 뒤 성매매까지 시도한 60대 이야기가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상해에 그칠 수 있었던 사건이지만 가해자는 병원으로 이송해도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해 잔혹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지난 6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A(66)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3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수사기관에 A씨가 자수한 사정을 특별양형인자로 삼아 징역 10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다방에 다녀오는 등 성매매를 시도한 사정과 신고 직후 지구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의 목을 가격한 것을 비추어 볼 때 잘못을 뉘우쳐 자수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건은 지난 3월25일 발생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A씨는 강원 홍천군에 있는 자택에서 동네 후배인 B(63)씨와 술을 마셨습니다. 술이 떨어져 B씨 집으로 장소를 옮겨 술자리를 이어가던 중 다툼이 벌어졌고, B씨가 손에 흉기를 들면서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B씨의 목이 한 차례 베였고, 흉기를 빼앗은 A씨는 B씨를 살해했습니다. A씨는 약 3시간 뒤 경찰에 자수했고, 결국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공공근로 일자리 합격을 두고 B씨가 A씨 혼자 지원해 일자리를 얻었다고 오해해 비난하자 우발적으로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2심 재판부는 A씨가 자수하지 않았더라도 유력한 용의자가 됐을 가능성이 큰 데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사건 현장에 드나든 사람이 A씨가 유일함이 드러나고, 흉기에서도 A씨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이 검출됐으므로 A씨의 자수가 국가형벌권 행사의 정확성에 기여한 정도가 크지 않기에 제한적으로만 참작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또한 '피해자의 목에서 피가 많이 나는 것을 보고 어차피 병원으로 이송해도 고칠 수 없는 상태로 보여 아예 죽여버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는 A씨의 진술로 미루어보아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