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1세대 보이스피싱 조직을 이끌었던 총책이 이달 초 필리핀 현지 교도소에서 탈옥했습니다.
오늘(8일) 외교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50대 박 모 씨는 지난달 말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에서 탈옥했습니다.
당국은 박 씨가 현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경찰관이었던 박 씨는 수뢰 혐의로 2008년 해임된 후 2012년 필리핀에서 콜센터를 개설해 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박 씨 조직은 당시 김미영 팀장 명의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뒤 자동응답전화(ARS)를 통해 대출 상담을 하는 척하며 피해자 개인정보를 빼내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경찰은 박 씨가 이러한 ‘김미영 팀장 사기 수법’을 고안해 낸 핵심 인물로 보고 있습니다.
조직원들 대부분이 2013년 검거·구속 됐지만, 박 씨는 도피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한국 수사당국의 협조를 얻은 필리핀 경찰이 2021년 마닐라 인근에서 박 씨를 검거했습니다.
박 씨는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그가 일부러 추가 범죄를 저지르는 ‘꼼수’ 수법을 써 현지에서 수감 생활을 하느라 송환이 지금까지 미뤄졌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 공관은 박 씨의 탈옥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신속한 검거를 위해 필리핀 당국과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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