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자동차 바퀴, 우유 보관함, 운동화 속 등 곳곳에 마약 128억 어치를 보관하고 있다가 국내에 유통하려고 한 조선족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유통, 판매, 구매자 등 총 20명이 검거됐으며 이들 중 12명은 구속됐습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서울 조선족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마약을 퍼뜨린 혐의로 ▲중간 유통책 4명 ▲판매책 6명 ▲매수·투약자 10명 등 총 20명을 검거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유통책 4명 중 3명, 판매책 6명 중 4명, 구매자 10명 중 5명은 구속됐습니다.
중간 유통책은 조선족 3명과 한국인 1명으로 중국 SNS를 이용해 신원 불명의 윗선 지시를 받고 총 5번에 걸쳐 판매책에게 필로폰을 전달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검거를 대비해 SNS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판매책은 조선족 4명과 한국인 2명 등 총 6명으로, 이들은 총 73회에 걸쳐 필로폰 약 90g을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는 수법인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했습니다.
매수·투약자 10명은 조선족 7명, 한국인 3명으로 판매책으로부터 필로폰을 사서 주거지 등에서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한 중간 유통책은 자신의 주거지 냉장고 속에 마약을 보관하고, 또 다른 중간 유통책은 공범이 검거됐다는 소식에 건물 옆에 주차된 자동차 바퀴, 1층 출입 우유 보관함, 3층 계단 운동화 안쪽 등 곳곳에 마약을 은닉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한 판매책이 마약이 은닉된 자동차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습니다.
영상 =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12만 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 필로폰 총 3.82kg과 야바 2,089정을 압수했습니다. '야바'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과 카페인의 합성물입니다.
필로폰은 시가 127억 원 상당, 야바는 시가 1억 원 상당으로 총 128억 원 상당의 마약이 유통 직전 압수된 겁니다.
경찰 관계자는 "SNS를 이용하면 흔적이 남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 수사인력이 마약 사범을 상시 단속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경찰 수사망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압수한 마약류 / 사진 = 서울경찰청 제공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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