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공무원 실명과 연락처 공개하고 "길고양이 보호 민원 넣어달라"
신상과 연락처 등을 불특정 다수에 공개하는 이른바 '좌표 찍기' 피해를 당한 김포시 공무원이 숨진 가운데, 또 다른 지역에서 동물보호단체가 공무원의 실명과 연락처를 공개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어제(7일) 온라인상에는 '이 와중에 또 공무원 실명까고 좌표 찍는 단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올라왔습니다.
한 동물 보호 단체가 최근 올린 SNS 글을 캡처한 건데, '긴급 민원 액션 요청'이라며 공무원 2명을 특정해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습니다.
단체는 "재개발 현장의 길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철거 지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이동 통로를 설치하고 계류 공간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민원을 해당 공무원들에게 넣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좌표찍기 하지 말라"며 비판했고, 항의가 이어지자 단체는 공무원 이름을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연락처와 민원 내용은 그대로 남겨둔 채 여전히 항의성 민원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항의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김포시 9급 공무원 A(39) 씨의 빈소 / 사진 = 김포시 제공
앞서 지난 5일 오후 4시10분쯤 인천시 서구에 주차된 차 안에서 공무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도로 긴급보수와 도로 피해보상 등 업무를 맡고 있던 A 씨는 지난달 29일 밤 김포한강로 강화 방면에서 진행된 포트홀 긴급보수 공사와 관련해 최근까지 항의 민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편도 3차로 중 2개 차로를 통제한 공사로 인해 차량 정체가 빚어졌고, 이에 불만을 품은 일부 주민들은 지역 인터넷카페에 A 씨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 등을 공개한 겁니다.
이와 관련해 김포시는 지난 6일 "유가족, 공무원 노조와 함께 강력한 법적 대응을 위한 진상조사와 악성 민원인에 대한 경찰 고발을 추진하겠다"면서 "공무원 민원 대응 매뉴얼을 보강하고 종합대책 마련 및 중앙정부 건의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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