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하라고 개XX들아!"…스피커로 욕한 사설 구급차

아침 출근길 한 사거리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끼어든 사설 구급차가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쌍욕을 퍼부어 논란입니다.

어제(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욕하는 사설 구급차 목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A 씨는 "조금 전 상황이다. 출근길 좌회전 도중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려서 양보하기 위해 구급차가 어디에서 오는지 찾고 있었다"며 "앞 차량인 팰리세이드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는 각도에서 훅 들어오더니 갑자기 스피커로 쌍욕을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살다 살다 저런 양아치 같은 구급차는 처음 본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첨부했습니다.

이날 오전 8시쯤 촬영된 영상에서 A 씨는 사거리 앞에서 신호 대기 중이었습니다. A 씨가 신호를 받고 출발하자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맞은편에서 사설 구급차가 달려들어 A 씨 앞에 있던 차량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차량과 A 씨가 나란히 멈추자, 구급차 운전자는 스피커로 "양보하라고 개XX들아"라고 욕설을 퍼부은 뒤 사라졌습니다.

이후 문제의 구급차를 운행했다고 밝힌 이가 댓글로 사과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운전자는 "일단 욕한 거에 대해 잘못을 인지하고 반성 중이다. 외래 진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 중 갑자기 환자 상태가 악화해 응급실로 가달라는 동승 의료진의 얘기를 듣고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차들이 생각처럼 양보해 주지 않아서 저도 모르게 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욕한 것에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사과드리겠다.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아무리 환자가 급하다고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이 일로 처벌받아야 한다면 달게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A 씨는 "책임감으로 인해 정신 차리고 운행하는 건 좋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어안이 벙벙하다. 마음 같아서는 저도 당신한테 똑같이 쌍욕 날리고 싶다. 누구는 욕할 줄 몰라서 안 하냐"고 답글을 남겼습니다.

동시에 "오늘 하셨던 언행은 다른 구급차들 이미지까지 나쁘게 만드는 거다. 다른 분들은 욕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걸까요? 아무리 급해도 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