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17년', 2심에서도 유지
멍투성이가 될 정도로 12살 의붓아들을 학대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계모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7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오늘(2일)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43세 A씨에 대해 원심과 같은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 2022년 3월 9일부터 2023년 2월 7일까지 11개월 동안 인천시 남동구 아파트에서 12살 의붓아들 B군을 반복해서 때리는 등 50차례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씨는 B군이 성경 필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무릎을 꿇린 채 장시간 벌을 세우고, 연필로 허벅지를 찌르는 등의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B군이 숨지기 이틀 전에는 B군의 눈을 옷으로 가린 채 커튼 끈으로 의자에 손발을 묶어 16시간 방치하기도 했습니다.
B군은 10세에 38kg이었지만 장기간 학대를 당하면서 몸무게가 29.5kg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사망 당시 온몸에서 멍과 상처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A씨는 자신의 아이를 유산하자 모든 원망을 B군에게 쏟으며 학대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보호와 양육의 대상인 피해자를 자신의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아 사망하게 한 행위는 그 자체로 반사회성과 반인륜성이 크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습니다.
검찰은 "누구라도 사망을 예견할 수 있는 상태였다"며 아동학대 치사가 아닌 아동학대 살해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 겁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가 사망할 줄 알았다는 것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지 않는다"며 살해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징역 17년의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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