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중국어로 "한국 가족 영상 계속 업데이트하겠다"
신체부위 노출되거나 화장실 내부 촬영된 영상도 올라와
해외 직구 제품, 보안에 취약…"비밀번호 계속 변경해야"
신체부위 노출되거나 화장실 내부 촬영된 영상도 올라와
해외 직구 제품, 보안에 취약…"비밀번호 계속 변경해야"
인터넷프로토콜(IP)카메라·웹카메라로 촬영된 우리 국민들의 사생활 영상 4,500여 건이 해커들에게 유출돼 무단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3일) 뉴시스와 보안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텔레그램에 국내외 IP카메라·웹카메라 이용자들의 영상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중국어를 쓰는 게시자는 "한국 가족 그룹 영상을 계속 업데이트 하겠다. 목욕탕, 화장실샷 등 4,500개 이상의 영상이 올라왔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앞으로도 이 영상들은 업데이트될 예정"이라며 "고화질 영상을 시청하려면 연락을 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한 채널은 지금도 활성화돼 있으며, 어제(2일)도 새로운 영상 샘플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올라온 영상은 대부분 가정 내에 설치한 카메라로 촬영된 건데, 일부 영상엔 신체부위가 노출되거나 화장실 내부 등 민감한 장면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IP카메라는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카메라입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물리적 거리에 제약을 받지 않고 확인이 가능해 보안에 취약한 구조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제품은 보안에 더 취약합니다. 정부가 국내 제품에는 IP캠 설치 때 비밀번호를 설정하도록 의무화했지만 해외 직구 제품은 그런 규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작년 3분기(7∼9월) 카메라를 포함한 가전, 전자제품의 해외 직접 구매는 7만6,858건이었습니다. IP캠만 따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국내에서 사용되는 제품의 상당수가 해외 제품으로 추정됩니다.
해외 IP캠 영상을 중계하는 해외 홈페이지 'insecam'에 올라온 한국 영상 목록 / 사진 = insecam 홈페이지
미국 보안전문 매체인 사이버뉴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30개 제조업체의 IP캠을 조사한 결과 38만 개가 넘는 IP캠이 누구든 볼 수 있도록 공개된 상태였습니다. 그중 중국 A사의 IP캠이 12만4,000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서 유출되는 IP캠 영상이 5만3,099개로 가장 많았고 독일이 5만919개, 중국이 2만5,449개였습니다. 한국은 1만8,184개로 4번째였습니다.
실제로 작년 3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내부의 IP캠 영상이 유출돼 연예인 등 여성 30여 명의 진료 장면이 고스란히 온라인에 무단 유출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국내 제품을 사용하거나, 해외 직구 상품을 사용할 때에는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아울러 실제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카메라를 꺼 두고, 욕실이나 화장실 방향을 카메라가 비추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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