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명 18억원 피해…경찰 수사 진행 중
초기에 매일 배당금 줘 지인까지 소개
초기에 매일 배당금 줘 지인까지 소개
올해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 금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이용한 다단계 사기도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오늘(21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oo 300' 관련 고소장을 지난 12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사기를 벌인 일당은 '주식회사 oo 300'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금 거래에 투자하면 투자 수익금 200%를 돌려주겠다', '모인 투자금은 금 거래소를 만들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모았습니다.
'○○ 300'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금 교환 상품권/ 사진=고소인 제공, 연합뉴스
이들은 1계좌당 300만원의 투자금을 받으면서 '만약 손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금 상품권을 담보로 보상한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일당이 나눠준 상품권을 가져오면 자신들이 운영하는 금은방에서 금과 교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금 거래를 한 차액'이라며 투자금을 넣은 다음 날부터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투자금의 3%를 지급했습니다. 또 지인을 소개해 투자가 이뤄지면 소개 수당 명목으로 1계좌당 10%를 돌려줬습니다. 실제로 배당금을 지급받은 피해자들은 일당을 신뢰하게 됐고, 또 다시 지인을 소개해 주기도 했습니다.
7월 중순부터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 이 일당은 8월 말쯤에는 1200만원을 투자하면 금 1g짜리 8개를 사은품으로 주는 일종의 '프로모션'을 열어 돈을 더 끌어모았습니다. 피해자 중 일부는 카드 결제를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다는 일당의 말에 이른바 '카드깡'을 하기도 했습니다. 신용카드를 결제하고 수수료를 뗀 나머지 현금을 이들에게 투자한 것입니다.
그러다 8월 말이 되자 피해자들은 이 회사의 회장이라는 김모 씨가 '갑자기 많은 돈이 들어와 계좌가 동결됐다. 7일 후 배당할 수 있다'고 한 뒤 석 달 넘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면서 사기 범죄임을 깨달았습니다. 일당은 '투자금으로 광산을 매입했다', '광물을 제련하면 돈이 나온다'는 등 투자금 환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전산을 통해 본 피해자는 450명, 돌려받지 못한 금액은 50억원에 달한다"며 "경찰에 고소할 경우 원금 정산에서 제외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 중 109명이 고소를 했으며, 피해 금액은 약 18억 1000만원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고소를 대리한 노성환 변호사(법무법인 정세)는 "실제 용역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카드 결제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으로 추가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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