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합법 번식장 실체 폭로
제왕절개 후 죽은 개들 냉동고에…충격적
제왕절개 후 죽은 개들 냉동고에…충격적
동물단체 카라의 정진경 대표가 펫숍에서 소비되는 초소형 강아지 일명 '티컵 강아지'가 탄생하는 번식장의 실체를 고발했습니다.
정 대표는 어제(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합법 번식장'을 방문했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400마리를 키우겠다고 허가를 받은 곳인데 800마리라는 제보를 받고 갔었다"며 "(실제 번식장에서는) 5개 방(각 방당 20평 정도)에서 1,426마리나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발 디딜 틈 없이 개들이 빽빽하게 들어 있어 콩나물 시루와 같은 곳에서 개들이 하루 종일 서로 짖는 소리를 들으며 24시간을 지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번식 환경보다도 더 충격적인 사실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냉동고에서 개 사체 100여 구가 발견된 겁니다.
정 대표는 "대부분 태어나서 얼마 안 돼서 죽거나 조산한 또는 제왕절개 후 죽은 어미견, 새끼를 낳다가 산도에 새끼가 걸려서 제대로 못 낳고 죽은 어미견, 배를 문구용 칼(커터)로 잘라서 새끼를 꺼낸 그 어미견의 사체까지 발견됐다"면서 이러한 끔찍한 일이 '크기가 작은 강아지'를 얻기 위해 발생했다고 분노했습니다.
그는 "펫숍에 진열된 아주 조그만 인형 같은 아기들은 그냥 태어나는 게 아니고 애초에 매우매우 작고 약한 어미견들을 계속 선택 교배해서 태어나는 것"이라며 "(모견들이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자연 출산을 못 해서, 대부분의 모견들이 제왕절개를 받는다. 그것도 이익을 높이기 위해 좀 싼 병원에 가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마저도 아끼기 위해) 일반인이 문구용 커터칼로 개의 배를 가르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제왕절개를 하고 그 후에 돌아와 죽는 모견들이 많다"고 부연했습니다.
전 대표는 "약하거나 말거나 예쁘고 작은 애들은 교배를 시켜서 새끼를 낳다 죽든 제왕절개를 하다 죽든 계속해서 개들을 교배를 시켰던 것"이라며 "(번식장 주인) 본인 주장은 어미가 죽었고 뱃속에서 새끼가 꿈틀대기 때문에 걔네들을 살리고 싶었다라는 것"이라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축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초 생산 단계(번식장)를 1차 산업처럼 보고 면세까지 해주고 있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이러한 제도와 강아지 유통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합법 번식장. 400마리를 키우는 것으로 허가받은 곳에 1,400마리가 넘는 개가 사육되고 있다 / 사진 =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한편, 카라는 지난 9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 단체 라이프, 유엄빠, 코리안독스 등과 같은 20개의 동물 보호 단체와 협업해 번식장에 있던 1,426마리를 구조해냈습니다.
이는 전세계 초유의 규모이며, 동물단체의 협업과 한국 최초의 지자체 전향적 지원으로 만들어 낸 기적적인 결과입니다.
카라는 "앞으로도 반려동물 대량생산 매매 너머의 동물 복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