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 직원 해고 요구 빗발…대기 발령 조치
지역 농협 “실망과 분노 겸허하게 받아들여”
지역 농협 “실망과 분노 겸허하게 받아들여”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2년 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부모가 근무 중인 지역 농협에 근조화환이 쇄도하는 등 항의가 쏟아지자 지역 농협이 결국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지역 농협은 어제(22일) 사과문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라며 “농협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본 사항에 대하여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며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의 가족, 동료 선생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습니다.
악성 민원을 제기했던 학부모의 직장으로 알려진 지역 농협 사무실에 근조화환이 놓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이 학부모가 서울의 한 지역 농협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농협 홈페이지에는 직원의 해고를 촉구하는 게시글 수백 여개가 올라왔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이 농협 사무실 앞에 ‘선생님 돈 뜯고 죽인 살인자’, ‘30년 거래한 주거래 은행을 바꾸려 한다’ 등의 문구가 담긴 항의 차원의 근조화환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해당 학부모는 현재 대기발령·직권 정지 조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앞서 이 학부모는 지난 2016년 아들이 수업 중 커터칼을 사용하다 손을 다치자, 당시 담임이었던 교사 이 씨에게 지속해서 치료비를 요구하며 민원을 넣었습니다.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받았지만 민원이 이어갔습니다. 이 씨는 치료비 명목으로 매달 50만 원씩 8차례에 걸쳐 4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됩니다. 휴직하고 입대한 이 씨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계속 연락하고 복직 이후에도 만남을 요구한 겁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사 이 씨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학부모를 업무방해 혐의로 의정부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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