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오늘 항소심 공판
후원금 6억을 도박과 생활비로 탕진
다음 달 14일 항소심 선고
후원금 6억을 도박과 생활비로 탕진
다음 달 14일 항소심 선고
유기견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유명세를 얻어 6억 원이 넘는 후원금을 가로챈 전직 택배기사 A(34)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형을 구형 받았습니다.
서울동부지법 1-3형사항소부(재판장 소병석)는 오늘(5일) 오전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은 A(34)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지난 3월 항소심 공판 당시에 A씨와 공범으로 지목된 여자친구 B(39)씨는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B씨가 자신 몰래 기부금을 모집하고, 도박에 탕진한 것이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범행에 사용된 대포 계좌들의 거래 내역을 추가 증거로 제출하고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5년형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택배견 '경태'를 돕고자 한 피해자가 1만여 명이 넘어 죄질이 불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A씨는 거듭 억울함을 호소하며 후원금을 쓰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 측 변호인도 "여자친구 B씨의 범행을 몰랐다며 소액이지만 배상신청인과 합의, 공탁이 이뤄졌으니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말했습니다.
1심에서 A씨는 징역 2년, 여자친구 B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양형 부당과 일부 범행 사실을 부인해 항소를 제기했고 검찰도 항소하며 쌍방 향소가 이뤄졌습니다. A씨와 B씨는 서로의 잘못을 떠넘겼지만, 1심에서 재판부는 B씨가 실질적으로 후원금을 관리한 '주범'이라고 판단했습니다.
A씨와 그의 여자친구 B씨는 2020년 유기견 출신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경태아부지'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이후 유기견 '태희'를 추가로 입양하며 인지도를 쌓았지만 '강아지들이 아프다'며 1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로부터 6억1000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얻고 계정을 닫아 잠적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후원금을 인터넷 도박, 생활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의 조사 요구에도 불응하고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가 결국 6개월 만에 검거됐습니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다음 달 14일로 예정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강혜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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