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스타 조폭'들 존재…학생들 부러워할 외제차·명품 과시"
"일진 학생들에게 고급 양복·술·외제차 경험…허황된 삶 동경하게 해"
"일진 학생들에게 고급 양복·술·외제차 경험…허황된 삶 동경하게 해"
10대 조폭이 늘어나는 가운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유명한 조폭들이 직접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조직에 영입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순호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오늘(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폭력 조직의 손과 발이 되는 역할을 하는 나이는 20~30대 젊은 조폭들"이라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조폭이 느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음지에서 활동하던 폭력 조직들이 최근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공백을 틈타서 SNS를 통해 다시 양지로 나오고 있다"며 "대담하게 대낮에 길거리에서 패싸움한다. 도박이나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도 늘어나면서 젊은 조폭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검사는 "MZ조폭들은 계파를 초월해 온·오프라인상에서 또래 모임을 한다. 정기적인 회합으로 조직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전국에서 조직 간의 상호 연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로 대포통장이나 대포폰을 빌려주고, 범죄를 저지를 때 역할을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SNS에는 소위 '스타 조폭'들이 존재한다"며 "이들은 학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외제차나 이레즈미(일본 전통 문신)를 새기고 명품을 입은 채 찍은 조폭 단합 사진을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조폭 모임이 SNS에 업로드된 모습(왼쪽), MZ조폭이 국제마피아파 등을 언급하며 올린 SNS 게시글/사진=서울중앙지검
최 검사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국제PJ파 조직원이 있었다"며 "그 스타 조폭이 광주의 한 중학교 3학년 일진 학생 2명에게 '네가 학교 일진이냐', '싸움 좀 하냐'면서 연락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조직으로 포섭하려는 걸 알고 영광이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일진 학생들의 학교 앞에서 멋진 외제 차에 태운 뒤에 근처 카페에서 면접을 봤다고 한다"며 "면접을 통과하면 조직 가입 승인이 떨어진다. 그 중학생 일진 2명은 그렇게 국제PJ파에 가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100만원 상당의 고급 맞춤 양복을 해주고, 술도 사주고, 외제 차도 태워준다. 어른들의 유흥을 즐기게 해주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키운다"며 "청소년들이 SNS에서 공개된 조폭들의 허황된 삶을 동경하고 추앙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심지어 학생들이 졸업할 때 조폭들이 전부 학교 운동장에 몰려가서 축하해줬다고 한다. 그걸 사진으로 찍어서 SNS에 올린다"며 "다른 학생들은 그걸 보고 부러워한다. 조폭과 청소년들의 만남의 기회가 예전보다 쉽고 간편해졌다"고 밝혔습니다.
SNS에 조폭 문신 시술을 홍보한 부정의료업자들/사진=광주지검
실제 MZ세대 조폭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 13일~7월 12일 4개월간 조직 폭력 범죄 특별 단속으로 1589명을 검거했는데, 이들 중 30대 이하가 919명으로 57.8%를 차지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0대 75명(4.7%) △20대 402명(25.2%) △30대 442명(27.9명) △40대 398명(25.1%) △50대 이상 272명(17.1%) 등입니다.
경찰은 오는 7일부터 다시 4개월간 조직 폭력 범죄를 집중 단속합니다.
최근 젊은 조직원들이 온라인에서 세력을 과시하는 것을 포착, 이들의 SNS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