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비자 소송' 2심 승소…법원 "일정 연령 넘어"

법원 “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한국 입국을 거부당한 가수 유승준(46·미국 이름 스티브 승준 유) 씨의 한국행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법원은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정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9-3부(조찬영 김무신 김승주 부장판사)는 유 씨가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여권·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병역기피 행위에 사회적 공분이 있었고, 20년이 넘는 지금도 원고에 대해 외국 동포의 포괄적 체류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다만,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사안을 판단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랜 합의를 거쳐 이 사건을 판결하게 됐다”며 “병역을 기피한 외국 동포도 일정 연령을 넘었다면, 구분되는 별도의 행위나 상황이 있을 경우 체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판시했습니다.

이번 재판은 그가 주 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두 번째 불복 소송의 항소심입니다.

앞서 유 씨는 2002년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 같은 해 법무부로부터 입국 제한 처분을 받았습니다.

2015년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를 받으려 했지만, 발급이 거부되자 첫 번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법원은 “과거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을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후에도 비자 발급을 또 거부당하자, 대법원 판결 취지에 어긋난다며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냈습니다.

두 번째 소송에서 1심은 정부의 절차가 적법했다며 비자 발급 거부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외교당국은 대법원 판결은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일 뿐 비자를 발급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유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