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피해자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늘(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김도균 부장판사)는 삼청교육대 피해자 A 씨에게 국가가 9,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습니다.
A 씨는 1980년 12월 전과가 있다는 이유로 체포된 뒤 강원 원주시에 있는 31사단으로 끌려가 4주 간 이른바 '순화교육'을 받았습니다.
이 기간동안 훈련 명목으로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린 A 씨는 순화교육이 끝난 뒤 '근로봉사' 명목으로 육군 2사단으로 끌려가 6개월 동안 진지공사와 같은 노역을 했고, 이후에는 2년 6개월간 청송보호감호소에서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는 사회적 낙인 등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등 생활고를 겪던 중 지난 2020년 국가를 상대로 3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대법원이 2018년 비상계엄포고령은 위헌·위법한 조치라고 판단했고, 지난해에는 이런 위법한 계엄법에 따른 법 집행으로 인한 피해에 국가가 배상할 책임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A 씨에 대한 국가배상 책임 역시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배상액을 두고 법원은 "삼청교육대 수용자 중 상당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걸로 보아 A 씨도 2년 6개월 동안 가혹행위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걸로 보이는 점, 공무원에 의한 조직적·의도적 인권침해는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위자료를 산정해야 하는 점을 평가했다"며 배상액을 9,000만 원으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선고가 끝난 뒤 A 씨 측 변호를 맡았던 조영선 변호사는 "삼청교육 피해를 인정했다는 점에는 의미가 있지만 배상액이 피해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적다는 점에서 또다시 피해자들을 모욕한 것 같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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