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 "좋은 재테크로 믿고 30억 맡겨…투자 권유한 적 없어"

SG 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에 해명 나서
“무지했다…어떤 조사든 성실히 임할 것”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발(發) 주가 하락 사태로 촉발된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가수 임창정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임 씨는 오늘(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가 조작단을 만나게 된 계기와 투자 과정 등을 소상히 밝혔습니다.

우선 “이번 일로 많은 분들께 불편함과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됐다. 저를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들과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무거운 마음을 담아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본 사태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그간 경위를 말씀드린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지인 소개로 SG 사태 관련자들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들은 케이블 방송 채널, 프랜차이즈 관련 IT 기업, 드라마 제작사 등 다양한 IP(지식재산권)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추진하는 사업과 상당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들이 다양한 제휴사업을 제안해 논의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SG 관련자들은 임 씨 기획사 주식 일부를 인수하거나 그의 사업체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해 주겠다고 권유했고, 이에 임 씨는 기획사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매각 대금은 50억 원 수준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이들은 저평가된 우량기업에 대한 가치 투자를 통해 재력 있고 신망 있는 유명한 자산가의 주식계좌를 일임받아 재테크 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며 “높은 수익률이 실현된 주가 그래프와 계좌 잔고 등을 제시하면서 저에게 주식 매매대금을 본인들의 운용사에 재테크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에게서 엔터 사업의 자금을 투자받기로 별도의 약속을 받았던 터라 이들이 하는 말을 ‘좋은 재테크’로만 믿고, 다른 투자자들이 했다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계좌 개설을 해줬으며”며 “주식 대금 일부를 이들에게 맡기게 됐다”고 했습니다. 임 씨가 이들에게 맡긴 금액은 약 30억 원으로 전해졌습니다.

동료 연예인에게 투자를 권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명백한 오보”라며 일축했습니다. 이어 “누구에게도 금전적 피해를 입힌 일이 없고 잘못된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의 당혹스러움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일이 터질 때까지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고 언론보도가 터지고 나서야 비로소 뒤늦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됐다”며 “그들에게 강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늦었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임 씨는 “사건의 진위와 법적 이슈를 떠나 사회적 파장이 크게 일어난 점에서 공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무지함을 꾸짖어 달라”며 “모든 사실은 조사를 통해서 밝혀질 것이고 어떤 조사든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24일 주식시장에서는 SG 증권 창구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대성홀딩스(016710), 선광(003100), 삼천리(004690), 다우데이타(032190), 하림지주(003380), 다올투자증권(030210), 셋방(004360)까지 총 8개 종목이 장 초반부터 하한가로 직행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이날 SG증권 사태의 배후로 알려진 주가조작 세력 ‘H 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 명의로 된 업체,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위의 요청에 따라 관련자 10명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도 내렸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