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013년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리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든 성공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유씨는 오늘(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당시 가까스로 구성한 미래에셋컨소시엄에서 미래에셋증권이 발을 뺀 상황에 대해 "어렵게 공사를 설립해서 포기했던 사업을 다시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의회의 반발까지 나왔는데, 실패로 돌아가면 모든 것이 웃음거리로 조롱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 시장과 정씨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거의 멘붕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이후에도 다시 사업이 위기에 빠지자 이 대표가 "어떻게든 사업을 성공시켜라. 사명 같이 (여기고) 성공하라"고 지시했다고 유씨는 증언했습니다.
유씨는 이 대표가 2014년 지방선거 전날 남욱씨 주도로 '형수 욕설' 사건과 관련해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가 나간 것을 두고 "남 변호사가 고생했다"고 언급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유씨는 2014년 이 대표의 재선을 돕기 위해 위례 신도시 사업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정씨 등에게 준 상황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유씨는 검찰이 정씨의 집 위치가 담긴 지도를 제시하자 화면에 직접 다가가 "제가 돈(5천만원)을 전달한 데가 이쪽 어디였다. 나무가 있었는데 그 밑에서 줬다"며 "돈 주러 가기 전에 큰길에 차를 세워놓고 들어갔다"고 했습니다.
정씨 집 위치를 확실히 기억한다는 취지로 과거 술자리 이야기도 털어놨습니다. 그는 "그전에도 정씨가 '남자가 술 먹고 집에 들어가면 여자가 술상을 차려놔야지'라고 말하며 집에 데려갔다"며 "형수님이 싫어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맥주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표의 다른 측근인 김용 전 부원장도 동석했다고 술회했습니다.
유씨는 2019년 9월 밤 정씨가 요구한 3천만원을 줄 때, 바뀐 정씨의 주거지를 찾아간 사실도 지도 위치를 토대로 증언했습니다.
특히 당시 과자봉지에 담은 뇌물을 정씨 집 안으로 들어가서 전달했다고 주장하면서 집 구조를 실물화상기에 직접 그려 보이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유씨가 입고 간 코트와 정씨의 집무실 사진을 제시했고, 유씨는 당시 상황과 일치한다고 답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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