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마셨는데"...'낙인' 걱정에 학부모 신고 기피 분위기도
'메가 ADHD'란 상표로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마신 고등학생이 최소 6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일대 학원가 2곳에서 기억력과 집중력에 좋다며,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용의자 4명 가운데 2명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마약 음료를 나눠준 나머지 용의자 2명을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4시간에 15만원 고액 아르바이트로 알고 참여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이들이 단순히 현장에서 음료만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배후 세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N취재를 종합하면, 용의자들은 마약 음료를 건넨 뒤 구매 의향을 묻는 설문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토대로 해당 학부모에게 "네 아이가 xx 학원으로 들어가면서 마약을 투약했습니다. 500만 원을 들고 oo로 나오세요"라고 협박 전화를 했습니다.
다행히 금전적 피해는 아직까지 없지만, 이 마약 음료를 마신 고등학생은 경찰에 신고된 6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치동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A씨는 "친구 아이가 한 모금만 마시고 버렸다" "맛이 이상해서 버렸다" "뜯지는 않았다" 등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만 10명이 넘는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실수로 마셨고, 한번 마셨다고 중독이 되는 건 아니지 않냐"며 신고할 경우 자녀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되는 등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이어 "학원가에서 자주 음료 시음행사를 하는데, 너무 걱정돼 절대 아무 거나 마시지 마라" 고 당부했다며,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학부모에게 걸려온 전화번호를 추적 중인 가운데 대포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해외 조직 관여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윤현지 기자/hyunz@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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