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 민형배 무소속 의원 공개
학폭 위원들 부실 사과문 지적에 재작성
민 의원 “가짜 사과문 내용마저 형편없어”
학폭 위원들 부실 사과문 지적에 재작성
민 의원 “가짜 사과문 내용마저 형편없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 조사에 제출한 사과문이 공개됐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무소속 의원실이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변호사 아들 정 모 씨는 지난 2018년 민족사관고등학교 학폭위에 모두 2차례 서면 사과문을 제출했습니다.
정 씨가 쓴 첫 번째 사과문은 학폭위가 열린 2018년 3월과 강제전학 처분에 불복해 재심이 있었던 같은해 5월 사이에 작성됐습니다. 용량은 A4 용지 3분의 1 정도에 6문장(9줄)으로 길지 않았습니다. 해당 사과문은 학폭위 조사에서 부실하단 지적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씨는 사과문에서 “피해자가 집에 돌아간 후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제가 인지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뱉은 말들이 피해자를 힘들게 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한때 꽤 친한 친구 사이였는데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가 피해자에게 배려하지 않고 했던 말들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며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의 언어습관을 돌아보고 많이 반성했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끝맺었습니다.
당시 학폭위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서면 사과의 양이나 필체를 보면 정성이 전혀 안 들어가 있는 듯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A4 용지 3분의 1 정도로 제대로 된 서식 없이 써 가지고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학폭위에 제출한 두 번째 사과문. / 사진=민형배 의원실 제공.
결국 정 씨는 같은해 8월 15일 조금 더 긴 분량의 사과문을 재작성해 담당 교사에서 최종 제출했습니다. A4 용지 한 장 분량으로 제목, 작성 일자, 작성자, 서명 등의 양식을 갖췄습니다.
이에 민 의원은 “피해자가 아닌 학교, 학폭위원을 대상으로 쓴 가짜 사과문으로 그 형식과 내용마저 형편없다”며 “아버지인 정순신 전 검사는 몹쓸 법 기술로 재심청구, 가처분신청 및 온갖 소송을 남발했고, 반성 없는 아들 감싸기에만 여념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3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청문회 일정 변경에 대해 의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정 씨는 지난 2017년 동급생을 상대로 1년 동안 학교폭력을 가했습니다. 이듬해 학교폭력위원회에 회부돼 2018년 3월 전학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정 변호사는 전학 취소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를 신청하며 법적 조치를 취했지만, 1심과 2심, 대법원 모두 기각돼 2019년 2월 전학 조치됐습니다.
한편, 정 씨 학교 폭력 관련 국회 교육위원회의 진상조사 및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는 지난달 31일 정 변호사가 공황장애를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해 오는 14일로 연기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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