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상습 학대로 세상을 떠난 인천 초등생 11세 A군의 사망 이틀 전 CCTV가 공개됐습니다.
A군은 사망 전 16시간 동안 얼굴이 바지에 가려진 채 의자에 결박돼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제(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에서 '지옥이 된 5년-인천 초등학생 사망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인천 초등학생 학대 사망 사건을 조명했습니다.
'그알' 제작진은 집 주변과 내부 CCTV를 통해 A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봤고, 집 내부 CCTV에서 사망 이틀 전 A군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당시 A군은 얼굴이 바지에 가려진 채 의자에 결박돼있었는데, 알고 보니 계모가 커튼 끈으로 A군의 팔다리를 의자에 묶고 방에 설치된 홈캠으로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또 스피커를 통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폭언을 퍼붓고 새벽 5시부터는 아이를 깨워 성경 필사를 지시했습니다.
사인은 여러 둔력에 의한 사망.
A군은 사망 전까지도 무려 16시간 동안 이러한 학대를 당했습니다.
앞서 A군은 지난 2월 7일 인천의 한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도착했습니다.
당시 A군은 키 149㎝에 몸무게 29.5㎏로 쇠약했으며 계절에 맞지 않은 얇은 속옷 재질의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A군의 몸에는 발생 시기가 다른 멍들이 가득했고 허벅지에는 뾰족한 것에 찔린 상처가 수십군데 발견됐습니다.
항문 쪽에는 화상을 의심할 만한 피부 변형이 포착됐습니다.
온몸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맞아 피부 속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것을 본 의료진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곧바로 신고했습니다.
아주대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는 "영양 결핍이 심했던 상태 같다. 아주 나쁘단 얘기"라며 "그때가 구사일생의 기회인데, 그때만 입원시켰어도 절대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한편 검찰에 넘겨진 친부와 계모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 차원에서의 체벌만 인정할 뿐,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방임 혐의로 구속 송치된 친부는 "일부 폭행이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방임 혐의를 받는 계모는 A군 사망 당일 "밀쳤는데 넘어진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오은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oheunchae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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