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는 상관없는 일"…검찰 신뢰도 하락 우려도
"정치인들도 검찰 출신?" 적극적인 반박
"비정치인 출신 윤 대통령, 인재풀 좁을 수밖에 없어"
"정치인들도 검찰 출신?" 적극적인 반박
"비정치인 출신 윤 대통령, 인재풀 좁을 수밖에 없어"
◇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검찰 출신 올 줄"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7일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직후 한 SNS에서 "클린스만? 의외네 어디 지검장 출신이 올 줄 알았더니"라는 글을 보고 간만에 크게 웃었습니다.
역대 최초로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발탁한 것을 비롯해 낙마하긴 했지만,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찰 출신 정순신 변호사를 임명하는 등 중용이 잇따르자 이른바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선에 대한 검찰 내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습니다.
◇ "나와는 상관없는 일"…"검찰 신뢰도 하락 우려"
한 평검사는 "처리해야 할 사건이 너무 많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냉소적인 대답을 내놨습니다. "상당수의 현직 검사들은 주어진 업무를 묵묵히 소화할 뿐 세간의 시선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직 검사가 요직에 발탁된다 한들 현직 검사들의 '입신양명'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오히려 검찰의 신뢰도가 떨어져 본연의 업무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한 부장 검사는 "진보 세력이 주장했던 '검찰 개혁' 프레임의 연장 선상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비판이 커질수록 검찰에 대한 신뢰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부터 검찰이 처한 숙명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 "정치인들도 검찰 출신? 그런 논리면 박원순도 검사 출신"
비판이 다소 부풀려진 것 같다는 반론도 있었습니다. 한 차장 검사는 "현 내각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을 검찰 출신으로 분류해 비판하는 기사를 봤다"며 "검찰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선출직으로 여러 번 당선이 된 정치인들인데 이들을 검찰 출신으로 묶어 비판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며 "그런 논리라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검사 출신으로 봐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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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부장검사는 "그렇게 검찰이 힘이 세다고 하는데 법무부가 추진한 직제개편안이 대부분 무산된 걸 보면 사실이 아니라는 반증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실제 지난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정식 기구로 승격하는 방안 등이 담긴 직제개편안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했으나 대부분 무산됐습니다.
◇ "어쩔 수 없는 선택…검사라는 이유만으로 비판 안돼"
수도권의 한 지청장은 "윤 대통령이 정치를 오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믿고 맡길 인재풀이 좁을 수밖에 없다"며 "오랜 기간 봐온 검사들이 기본적으로 법률가라는 점에서 행정 업무에 투입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실제 업무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오직 대통령과의 관계만으로 업무에 투입됐다거나 이들이 검찰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 다른 부처를 장악하려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은데 검사라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려도 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검찰 출신을 대거 낙하산 공천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한 검사장은 "대중은 권력이 오만하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바로 지지를 거둔다"며 "총선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성식 기자 mods@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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