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는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산불이죠. 지난달 말부터 김천, 대구, 순천, 영양, 예천, 합천 등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불이 부쩍 잦아진 것 같타는 분들도 계신데, 느낌 탓이 아닙니다.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 해 평균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481건인데, 지난해에만 무려 740건의 산불이 발생했을 정도로 실제로 크게 늘어났던 겁니다. 올해 역시 3월 10일까지만 217건의 산불이 일어나며 올해의 산불 현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산불 급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건 바로 기후 변화입니다. 사실 산불 급증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또 아니죠.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모두 기후 변화로 인해 겨울철과 봄철 강수량이 크게 줄었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으로 변한 겁니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지난해 3월 4일 동해안에서 발생했던 초대형 산불 기억나시나요? 당시 2,500ha 산림이 소실됐고, 이재민이 500여 명이나 발생한 한반도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었습니다.
이 산불,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은 어떻게 경고했을까요? 당시 산불은 3월 4일 오전 11시 17분 경북 울진군에서 처음 발생했는데요. 그 직전에 발표된 시점인 3월 4일 오전 10시 30분의 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보겠습니다.
경북 울진은 노란색으로 칠해져있죠? 아래에서 두 번째인 ‘다소 높음’이었습니다. 이후 벌어진 산불이 국내 역사상 최대였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예측이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죠.
당연히 이 산불만 예측이 실패했던 건 아닙니다.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은 지난해 발생한 산불 740건을 같은 방식으로 전수 분석해봤는데요.
지난해 발생한 화재 중, 예보시스템이 ‘높음’으로 예측한 건은 총 223건, 전체의 30.1%에 불과했습니다. ‘매우 높음’으로 예측했던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고요. 사실 ‘다소 높음’으로 예측한 경우도 186건, 25%에 불과했고, 나머지 328건, 44%는 ‘낮음’으로 예측했습니다. 예측 성공률을 보수적(‘높음’ 이상)으로 잡아도 30.1%에 불과했고, 아무리 널럴하게(‘다소 높음’ 이상) 잡아도 50%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는 거죠.
대형화재(피해 규모 100ha)로 분석 대상을 좁혀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높음’ 이상으로 예측 한 경우가 13건 중 6건에 불과했습니다. 대형화재에 있어서도 예측률이 50%에 불과했던 거죠.
산림 당국도 할 말은 있습니다.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의 산불이 예측하기가 어렵긴 하거든요. 무슨 뜻이냐고요? 산불 원인이 뭐냐에 따라 예측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은 습도, 온도, 풍속, 지형 등 자연적인 요소만을 반영해서 위험도를 계산하는데요. 국내 산불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입산자실화 / 쓰레기 소각/ 담뱃불 실화 / 주택화재 비화입니다. 사실상 인재(人災)가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자연적인 요소에 의한 산불이 많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산불 예측이 어렵긴 하다는 겁니다.
사실 산림 당국도 이런 문제를 인식을 하곤 있습니다. 통신 데이터 등 유동인구 데이터를 활용해서 인적 요소를 산불 위험도 계산에 반영하려는 시도도 하긴 했죠. 다만 수십억 원 규모가 드는 예산 등의 문제로 현실화되진 못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산불은 미래형 재난으로 고착화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산불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작업은 중요해지겠죠. 이런 산불위험예보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검토해야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민경영 데이터 전문기자 business@mbn.co.kr]
산불이 부쩍 잦아진 것 같타는 분들도 계신데, 느낌 탓이 아닙니다.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 해 평균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481건인데, 지난해에만 무려 740건의 산불이 발생했을 정도로 실제로 크게 늘어났던 겁니다. 올해 역시 3월 10일까지만 217건의 산불이 일어나며 올해의 산불 현황도 심상치 않습니다.
산불 급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건 바로 기후 변화입니다. 사실 산불 급증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또 아니죠.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모두 기후 변화로 인해 겨울철과 봄철 강수량이 크게 줄었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으로 변한 겁니다.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이란 것이 있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볼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매 시간 단위로 전국 각 지자체의 산불 위험도를 알려줍니다. 낮음/다소높음/높음/매우높음 총 4단계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시스템이 잘 작동된다면 산불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지 않을까요?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지난해 3월 4일 동해안에서 발생했던 초대형 산불 기억나시나요? 당시 2,500ha 산림이 소실됐고, 이재민이 500여 명이나 발생한 한반도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었습니다.
이 산불,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은 어떻게 경고했을까요? 당시 산불은 3월 4일 오전 11시 17분 경북 울진군에서 처음 발생했는데요. 그 직전에 발표된 시점인 3월 4일 오전 10시 30분의 산불위험예보시스템을 보겠습니다.
경북 울진은 노란색으로 칠해져있죠? 아래에서 두 번째인 ‘다소 높음’이었습니다. 이후 벌어진 산불이 국내 역사상 최대였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예측이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죠.
당연히 이 산불만 예측이 실패했던 건 아닙니다. <데이터로 본 대한민국>은 지난해 발생한 산불 740건을 같은 방식으로 전수 분석해봤는데요.
지난해 발생한 화재 중, 예보시스템이 ‘높음’으로 예측한 건은 총 223건, 전체의 30.1%에 불과했습니다. ‘매우 높음’으로 예측했던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고요. 사실 ‘다소 높음’으로 예측한 경우도 186건, 25%에 불과했고, 나머지 328건, 44%는 ‘낮음’으로 예측했습니다. 예측 성공률을 보수적(‘높음’ 이상)으로 잡아도 30.1%에 불과했고, 아무리 널럴하게(‘다소 높음’ 이상) 잡아도 50%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는 거죠.
대형화재(피해 규모 100ha)로 분석 대상을 좁혀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높음’ 이상으로 예측 한 경우가 13건 중 6건에 불과했습니다. 대형화재에 있어서도 예측률이 50%에 불과했던 거죠.
산림 당국도 할 말은 있습니다.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의 산불이 예측하기가 어렵긴 하거든요. 무슨 뜻이냐고요? 산불 원인이 뭐냐에 따라 예측 가능성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은 습도, 온도, 풍속, 지형 등 자연적인 요소만을 반영해서 위험도를 계산하는데요. 국내 산불 원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입산자실화 / 쓰레기 소각/ 담뱃불 실화 / 주택화재 비화입니다. 사실상 인재(人災)가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자연적인 요소에 의한 산불이 많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산불 예측이 어렵긴 하다는 겁니다.
사실 산림 당국도 이런 문제를 인식을 하곤 있습니다. 통신 데이터 등 유동인구 데이터를 활용해서 인적 요소를 산불 위험도 계산에 반영하려는 시도도 하긴 했죠. 다만 수십억 원 규모가 드는 예산 등의 문제로 현실화되진 못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산불은 미래형 재난으로 고착화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산불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작업은 중요해지겠죠. 이런 산불위험예보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검토해야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민경영 데이터 전문기자 business@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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