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가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
"상가임대차법은 권리금의 회수 기회를 보호"
"상가임대차법은 권리금의 회수 기회를 보호"
상가 세입자가 권리금을 받고 다른 세입자에게 가게를 넘기려다 건물주의 방해로 계약이 무산됐다면 건물주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 세입자를 구해온 한 상가 세입자 A씨가 건물주의 계약 거절로 권리금 등을 받지 못하게 돼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건물주가 7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A씨는 계약 만료 두 달 전 다른 세입자와 계약을 맺고 권리금 1억여 원을 받기로 한 뒤 이를 건물주에게 알렸지만, 건물주가 새로운 세입자와의 임대 계약을 거절해, 계약했던 권리금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건물주가 상가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며 "손해배상법의 기본 원칙에 따라 권리금의 70%인 7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 "상가임대차법은 권리금의 회수 기회를 보호하고 있다"며 "임대차 종료를 기준으로 세입자가 상가에서 영업을 통해 창출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새 세입자에게 회수할 기회"로 처음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건물주가 권리금 회수 기회를 뺏어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임대차 계약 종료일 다음날부터 발생한다"고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1심과 2심 모두 A씨 손을 들어줬지만, 배상액이 각각 1억 2백만 원과 7천 1백만 원으로 다소 차이가 났습니다.
대법원 역시 건물주가 반복적으로 새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한 것은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가 맞다고 봤지만, 지연손해금 부분에서 달리 판단했습니다.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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