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폭력 피해자 조사 실시간 청취하며 진술 번복 종용한 남성 기소

성폭력 피해자 조사를 휴대 전화로 몰래 엿들으며 진술을 번복한 가해자가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남성은 당초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가 뒤늦게 범행이 발각된 겁니다.

오늘(8일) 서울동부지검은 피해자에게 성폭력을 저지르고, 검찰 조사 내용을 몰래 엿들은 혐의 등으로 2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020년 동성인 피해자 B 씨를 유사 강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는데, 2021년 5월, 검찰 조사를 받는 B 씨에게 통화연결이 된 휴대전화를 켜둔 채 검사실에 출석해 조사받도록 강요했습니다.

A 씨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 청취, 녹음했고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B 씨는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2021년 6월 18일 A 씨를 '혐의 없음' 처분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1월 A 씨의 보복협박 구속 송치 사건을 보완 수사하던 중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A 씨가 유사강간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을 당시 B 씨에게 피해 진술 번복을 종용했다는 녹음된 파일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피해자 B씨를 통해 수사 기밀이 곧바로 유출된 사실 관계가 왜곡된 사안을 바로잡았다"며 "앞으로도 수사 과정에서 수사 보안과 증거의 왜곡방지에 더욱 치밀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시열 기자 easy10@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