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4명, 피해자 결박하고 기름 부은 채 폭죽 터뜨려
신체 대부분에 심한 화상
신체 대부분에 심한 화상
생일날 집단 폭력으로 전신 화상을 입고 삶이 무너져 내린 피해자의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어제(2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는 집단 폭력으로 전신에 화상을 입게 된 A씨가 출연해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A씨는 3년 전 자신의 23번째 생일날 어머니를 도와 코인노래방 일을 돕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가해자 4명이 "너를 위해 생일 기념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A씨를 불러냈습니다. A씨는 거절했지만 가해자들이 노래방까지 찾아왔고, 이들은 밖으로 나온 A씨의 얼굴에 두건을 씌운 채 차를 끌고 안양천 인근 공터로 갔습니다.
가해자들은 차에서 내린 다음 의자에 A씨의 손과 발을 테이프로 묶었습니다. 이어 주위에 휘발유를 둘렀고 폭죽에 불을 붙였습니다. 가해자들은 그래놓고 "너무 위험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당시 이 말을 들었던 A씨는 "가해자들도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던 것"이라고 떠올렸습니다.
폭죽의 불은 삽시간에 휘발유로 옮겨붙었고 A씨의 몸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A씨는 "당시 가해자들은 시시덕거리면서 다른 사람이랑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은 동영상을 찍으면서 즐기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일로 얼굴과 목, 팔다리 등 A씨는 몸의 40%에 달하는 부위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 중 20%는 피부 전체가 손상된 3도 화상이었으며 병원비는 한 달 반 만에 4000만 원이 넘게 들었습니다.
그는 "드레싱하고 치료하는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워 수술실에서 비명을 지르고 울었다"며 "한번은 부모님한테 '이렇게 고통받으면서 치료하고 살아갈 바에는 그때 죽어버릴 걸 그랬어. 엄마, 미안해'라고 했다. 그 정도로 고통스러워서 해선 안될 말을 부모님한테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A씨 어머니는 "합의를 해도 집행유예, 안해도 집행유예라더라. 아들은 '얘네 감옥 보냈으면 좋겠어. 절대 용서하고 싶지 않아'라고 했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야 했다. 돈 1000만 원이라도 받아야 되는 입장이지 않나.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했는데 아들한테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가해자들은 실형을 피해 가해자 3명은 집행유예, 1명은 벌금 200만 원에 그쳤습니다.
A씨는 현재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후유장애 진단을 받은 A씨는 3년 전 화상의 기억으로 일상생활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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