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가 600차례 무면허 봉합수술…병원장 징역 3년

대표원장 2명·간호조무사 실형
"무면허 의료 행위 체계적으로 이뤄져"

울산의 한 병원에서 무면허 간호조무사가 제왕절개·복강경 봉합 수술을 600회 넘게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병원의 대표원장에게 실형과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수술을 도운 간호조무사도 실형을 받았고, 산부인과 의사들에겐 집행유예가 내려졌습니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현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울산 모 병원 대표원장 A 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오늘(3일) 밝혔습니다.

또 다른 대표원장에겐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300만 원을, 이 병원 산부인과 의사 3명에겐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만 원의 형이 선고됐습니다.

또 대리수술을 한 간호조무사 B 씨는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A 씨 등 원장과 의사들은 2014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간호조무사 B 씨에게 총 615회 무면허 의료행위를 시킨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제왕절개 등 수술을 하면서 자궁과 복벽, 근막까지만 스스로 봉합한 후 퇴실했습니다. 나머지 피하지방과 피부층 봉합은 B 씨가 남아서 마무리했습니다.

A 씨 등 원장과 의사들은 마치 자신이 직접 끝까지 수술한 것처럼 위장했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를 청구해 584회에 걸쳐 8억 8,000여만 원을 타냈습니다.

재판부는 "이 병원에선 3년 6개월간 간호조무사나 간호사가 봉합 수술을 한 것이 622회가량"이라며 "무면허 의료 행위가 조직적·체계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