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집 옷장에 숨긴 30대 남성 A씨가 "합의금 등을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 홧김에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했다"고 진술한 가운데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우발적 살해 개연성이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오늘(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A씨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그 합의금이 집에 놓여있을 개연성이 매우 희박하다. 더군다나 신용에 문제가 있어서 아마 정상적으로 계좌를 사용하지도 못했던 지경에 놓여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 교수는 "(음주운전) 사건에 경찰이 개입하게 되면 그 전에 있었던 전작이 전부 드러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이 사고를 은폐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택시기사가 너무 큰 장애물이 되니까 애당초에 집으로 유인할 때부터 이 택시기사가 그 집에서 나오게 할 계획은 없었던 것"이라며 집으로 데리고 갈 때부터 살해할 생각이 있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택시기사 시신이 발견될 때 둔기가 있었는데, 이 또한 우발적 살해 개연성을 낮추는 핵심 증거라고 봤습니다.
A씨의 현재 여자친구는 옷장에 숨겨뒀던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인물입니다. 이 교수는 "시신이 옷장에 있는데 여자친구를 불러들인 것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며 "상당히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있다고 보인다. 일단 기본적인 게 냉혈한이 특징"이라면서도 "(A씨가) 전과가 많지 않아서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 점수가) 25점이 넘어가는 정도로 높은 점수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봤습니다.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의 한 강가에서 경찰이 살해당한 50대 여성의 시신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다. / 사진 = 연합뉴스
A씨가 '지난 여름 50대 동거녀 B씨를 살해하고 공릉천에 버렸다'고 자백한 것에 대해선 "진술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공릉천이 시신 유기장소가 아닐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된다는 말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한 뒤 "제가 알고 있는 유영철 사건 등을 보면 연쇄살인사건에서 사실은 그 전작들을 은폐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A씨의 진술이 거짓일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본 겁니다.
A씨의 집에서는 타인의 물품이 많이 발견돼 경찰이 현재 물품 주인들의 생존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또 현재 여자친구와 동거녀 B씨의 물건이 아닌 또 다른 여성의 휴대폰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그 여성을 찾아야 된다. 제 3의 여성 휴대폰이 어떤 경위로 A씨 손에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된다"며 제 3의 여성이 변을 당한 건 아닌지 알아보는 것이 경찰이 해야 할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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