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기무사 문건 3건 공개
"대선 후보 캠프 동향 문건 작성은 업무 범위 벗어나"
"대선 후보 캠프 동향 문건 작성은 업무 범위 벗어나"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이하 기무사)가 5년 전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군 인사 관련 동향을 파악해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 이 단체가 확보한 기무사 문건 3건에 이런 내용이 담겼고 19대 대선 무렵 이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문건은 군인권센터 측이 올해 7월 기무사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기무사로부터 받은 10개 문건 중 일부입니다.
군인권센터가 기무사에게서 받은 문건 3건 / 사진=군인권센터, 연합뉴스
이 문건을 보면 기무사가 2017년 3월 3일 '문재인의 문민 국방부 장관 고려 가능성 회자'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되며, 당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오기 일주일 전으로 문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거론되고 있었습니다.
문건에는 "(국방부 장관에) 문민 장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현 안보 상황과 캠프 내 예비역들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문민 장관을 임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고 적혀 있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후인 2017년 4월 14일 작성된 '황기철 제독 4월 말 문재인 지지 선언 예정설' 문건에는 "황기철 제독이 최근 송영무 더불어민주당 안보특위 위원장 소개로 문재인 후보와 두 차례 독대하고 캠프에 합류했다"며 "문재인 캠프에서는 세월호 숨은 영웅이자 백의종군 이순신으로 불리는 황 제독 지지 선언은 100만 표 이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문재인 후보 캠프 측은 이 문건 작성 19일 뒤인 5월 3일 황 제독의 캠프 합류 사실을 알렸습니다.
세 번째 문건인 '문재인 후보 당선 시 전인범 장군 재기용 소문'은 대선이 11일 남은 시점이었던 2017년 4월 28일 작성됐습니다.
문건에는 국내의 한 언론사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해당 기자가 '말실수로 문재인 캠프에서 자진 하차한 전인범 장군이 문 후보 당선 시 재기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문 후보 캠프는 2017년 2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캠프에 합류했다고 발표했지만, 그는 각종 구설로 캠프를 떠났습니다.
군인권센터는 "군 인사 관련 내용이라고 해도 기무사가 대선 후보 캠프 동향을 담은 문건을 작성한 것은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군인권센터는 기무사 문서관리대장에 쓰인 이들 세 문건의 수신처는 국방부 장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국방부 장관은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원장이었으며, 실제 문건이 한 장관에게 보고됐었는 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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