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분쟁' 한다며 남편에 4억 갈취
시댁 등에 사진·정보 조작해 세쌍둥이 출산한 것처럼 속이기도
시댁 등에 사진·정보 조작해 세쌍둥이 출산한 것처럼 속이기도
중고 명품 판매 부부 사기단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아내가 남편까지 속이고 결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울산지검은 오늘(8일) 중고 명품 가방과 보석 등을 판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1억 16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구속 수사 중이던 부부 중 30대 남편 A씨를 무혐의 처분하고 지난 10월 석방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검찰은 중고 명품 판매 사기 피의자로 A씨와 아내 B씨를 모두 구속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A씨는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B씨에게 사기 결혼을 당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B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을 '프랜차이즈 커피숍 상속녀'라고 속이고 A씨와 결혼했습니다.
이후 남편 A씨에게 "상속 분쟁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며 4억 원을 뜯어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코로나19로 병원 면회가 일부 제한됐던 점을 이용해 남편과 시댁에 세쌍둥이를 낳았다고 속이기도 했습니다. B씨는 전혀 관련 없는 아기 사진을 보여주며 이들이 속아 넘어갈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던 중 명품 판매 사기 혐의로 검거되자 B씨는 남편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A씨가 본인도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고, 이후 검찰이 휴대전화 등을 분석한 결과 A씨 역시 B씨에 당해 사기 결혼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B씨가 사기 결혼을 통해 4억 원을 가져간 것은 친족상도례 규정상 처벌이 불가능해 입건하지 않고, 중고 명품 사기 혐의를 유지해 계속 수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친족상도례는 8촌 내 혈족이나 4촌 내 인척·배우자 간 발생한 절도죄·사기죄 등의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특례입니다.
[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yanna11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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