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비에 가로왈.'
말 그대로 녹비 그러니까 사슴 가죽에 쓴 가로왈 자는 잡아당기는 방향에 따라 날일 자도 되고 가로왈 자도 된다는 뜻입니다.
힘주는 방향대로 이리저리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면서 형태와 뜻이 달라지니 당최 가늠할 수 없단 말이죠.
지금 우리 공시가격이 딱 이렇습니다. 집값 하락으로 실거랫값이 공시가격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자 결국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년 전으로 되돌리기로 했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정부가 손을 대기 때문입니다.
공시가격은 국회의 세법 조정이 필수인 여타 세금과 달리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거든요.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서로 자정작용을 할 텐데 보이지 않는 손이 자꾸 간섭하니 시장 상황이나 시세에 상관없이 내가 가진 집값이 사슴 가죽에 쓰인 글자처럼 바뀌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사실 공시가격 제도는 2005년 도입 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산정방식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구체적 산출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고 근거도 내놓지 못하는 이 공시가격에 맞춰 과세 기준을 80%로 할 거냐 90%로 할 거냐 혹은 100%까지 끌어올릴 것이냐에 매달리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의 산정 기준이 되기에 무엇보다 중요한데 말입니다.
선진국에선 이런 인위적인 조절 사례를 찾기 힘듭니다. 국민의 가장 큰 자산인 집값을, 정부 성향이나 지지층의 목소리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올리거나 내리겠다는 발상부터가 문제 아닐까요.
정부가 할 일은 이런 게 아닙니다. 정말 해야 할 일엔 손 놓고 하지 않아도 될 일엔 열심인 정부, '열심히'보단 '무엇을'이 중요하단 걸 잘 모르나 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공시가격 정부가 제멋대로?'였습니다.
말 그대로 녹비 그러니까 사슴 가죽에 쓴 가로왈 자는 잡아당기는 방향에 따라 날일 자도 되고 가로왈 자도 된다는 뜻입니다.
힘주는 방향대로 이리저리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면서 형태와 뜻이 달라지니 당최 가늠할 수 없단 말이죠.
지금 우리 공시가격이 딱 이렇습니다. 집값 하락으로 실거랫값이 공시가격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자 결국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년 전으로 되돌리기로 했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정부가 손을 대기 때문입니다.
공시가격은 국회의 세법 조정이 필수인 여타 세금과 달리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거든요.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서로 자정작용을 할 텐데 보이지 않는 손이 자꾸 간섭하니 시장 상황이나 시세에 상관없이 내가 가진 집값이 사슴 가죽에 쓰인 글자처럼 바뀌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사실 공시가격 제도는 2005년 도입 때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산정방식이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구체적 산출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고 근거도 내놓지 못하는 이 공시가격에 맞춰 과세 기준을 80%로 할 거냐 90%로 할 거냐 혹은 100%까지 끌어올릴 것이냐에 매달리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의 산정 기준이 되기에 무엇보다 중요한데 말입니다.
선진국에선 이런 인위적인 조절 사례를 찾기 힘듭니다. 국민의 가장 큰 자산인 집값을, 정부 성향이나 지지층의 목소리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올리거나 내리겠다는 발상부터가 문제 아닐까요.
정부가 할 일은 이런 게 아닙니다. 정말 해야 할 일엔 손 놓고 하지 않아도 될 일엔 열심인 정부, '열심히'보단 '무엇을'이 중요하단 걸 잘 모르나 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공시가격 정부가 제멋대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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